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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12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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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메르트 총리는 이날 독일 케이블 뉴스방송인 N24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떠한 나라도 절멸시키겠다고 위협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란은 공공연하게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쓸어버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말한 뒤 "이란이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러시아처럼 핵무기를 가지려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말이 같은 차원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핵무기 보유국을 예로 들면서 이스라엘을 거론해 자국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엉겁결에 털어 놓은 것이다.
레바논 전쟁 패전 논란에 휩싸여 지도력에 큰 타격을 받은 올메르트 총리는 이 발언으로 다시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총리의 발언 직후 미리 에이신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NCND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스라엘에서는 그의 말을 고의가 아닌 실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우파 야당은 "반세기에 이르는 정책에 의문을 제기케 한 무책임한 실수에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 좌파 야당은 "총리로서 자질을 다시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올메르트 총리의 발언은 아랍권 국가에 비판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 틀림없다.
아랍 국가들은 핵무기 비확산조약(NPT) 가입을 거부하고 핵을 개발한 이스라엘 때문에 중동지역에서 핵무기 경쟁이 벌어졌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내정자는 7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이란의 핵 개발 의도를 설명하면서 "이란은 동쪽으로는 파키스탄, 북쪽으로는 러시아, 서쪽으로는 이스라엘이라는 핵 보유국에 둘러싸여 있다"며 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했다.
아브너 코헨 미 메릴랜드 대 교수는 "이스라엘의 NCND 정책은 시대착오적"이라며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을 핵보유국으로 간주한 지 벌써 40년이 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핵 보유는 이스라엘 핵 기술자인 모르데차이 바누누 씨가 1986년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베일에 싸여있던 디모나 핵 발전소의 존재를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적어도 150~2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해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을 잇는 세계 제6위 핵강국으로 추정된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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