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파타당 관리 자녀3명 괴한에 피살

  • 입력 2006년 12월 12일 03시 12분


코멘트
팔레스타인 정보기관 고위관리의 자녀 3명이 괴한의 테러로 숨졌다. 팔레스타인 정파 간 내분이 고조되는 가운데 벌어진 이 사건은 보복성 무력충돌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무장괴한들이 9개 학교가 밀집한 가자지구에서 어린이들 사이로 지나가던 차량을 향해 총알 60여 발을 발사했다. 이 총격으로 차에 타고 등교하던 6∼10세 어린이 3명과 어른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팔레스타인 경찰은 “어린이들이 읽고 있던 책과 가방, 도시락 등이 피로 범벅된 채 차 안에 흩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숨진 어린이들은 파타당 소속 정보기관 관리 바하 발루셰 씨의 자녀로 밝혀졌다. 발루셰 씨는 10년 전 파타당 주도의 자치정부가 하마스를 탄압할 당시 체포된 하마스 요원들의 신문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앞서 10일에는 하마스 소속인 사이드 시얌 자치정부 내무장관의 차량 행렬이 무장괴한에게 총격을 당했다.

팔레스타인은 하마스 집권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원조국이 원조를 중단하면서 최악의 경제상황으로 고전하고 있다. 9일에는 월급을 받지 못한 보안군 수천 명이 의사당 진입을 시도하고, 의료진의 파업으로 치료를 못 받은 시민들이 병원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마스는 온건 노선의 파타당과 연정 구성을 논의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지난달 결렬된 상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최근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마스는 즉각 “우리를 국회에서 몰아내려는 반민주주의 쿠데타”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11월 8일 이스라엘군 포격으로 민간인 19명이 사망한 팔레스타인 베이트하눈 참사의 진상 파악을 위해 유엔 인권이사회가 조사단을 파견했으나 이스라엘 당국의 봉쇄로 무산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즈먼드 투투(75) 주교가 이끄는 6인 유엔 조사단은 지난 주말 가자지구 북부의 베이트하눈을 방문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이스라엘 당국이 현장 접근을 봉쇄했다. 조사단은 15일 조사 내용을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