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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1월 24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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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집권 2기를 맞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토해낸 자아비판이다.
룰라 대통령은 23일 전국 주지사 당선자 17명과 오찬 회동을 갖는 자리에서 "이제는 국가원수로서 친구가 아니라 각 분야의 최적임자를 찾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누군가를 어떤 자리에 앉히는 것은 쉽지만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기는 어렵다"며 "정부를 확실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골라 기용하는 것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자아비판에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2003년 초 1기 정부 출범 당시 그는 전체 각료 33명 중 19명을 진보성향의 노동자당(PT) 인사들로 채웠다. 룰라 대통령은 PT 창당 멤버다. 그러나 19명 중 상당수는 부패 의혹에 연루돼 자리에서 물러났고, 대선과 함께 실시된 주지사 및 연방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살아 돌아온 사람은 8명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룰라 대통령은 '10·29 대선' 이후 거의 매일 원로들과 당내외 인사들을 상대로 새 정부 인선 문제에 관해 자문을 구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일단 여소야대의 불안정한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연정(聯政) 구상'을 추진 중이다. 주지사 당선자 오찬 자리에 국회 다수당인 브라질 민주운동당(PSDB)과 사회당, 민주노동당 소속 당선자들을 함께 초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PSDB는 최근 룰라 대통령의 '러브콜'을 받고 연정에 참여할 뜻을 밝힌 상태. 하원 89석, 상원 18석을 차지하고 있는 PSDB가 힘을 보탤 경우 경제개혁을 위한 각종 법안의 국회통과가 가능하다.
룰라 대통령은 당선 이후 경제자문팀에 투자증대와 5%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하는 등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1기 집권 때도 인플레이션 억제 및 빈곤층 지원 확대 등을 강조했지만 경제성장률은 연 3% 대에 그쳤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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