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민주당 ‘주목할 만한 후보’ 누구

  • 입력 2006년 11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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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 싸움꾼’ 첫 여성 하원의장 눈앞

7일(현지 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의 최대 승자는 민주당 하원 장악이 달성될 때 첫 여성 하원의장에 오를 것이 확실시되는 낸시 펠로시(66)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다.

미국에서 가장 진보 색채가 강한 지역구인 샌프란시스코에서 1987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이날 11선 고지를 바라보는 펠로시 대표는 2003년부터 민주당의 하원 사령탑을 맡으면서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 왔다.

펠로시 대표는 아버지가 볼티모어 시장과 하원의원을 지낸 민주당 정치가문 출신.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재벌과 결혼한 뒤 한때 가정주부로 지내기도 했다.

펠로시 대표의 정치 이력은 지역구인 샌프란시스코의 색깔과 일치한다. 마약에 찌든 주거부정자와 백만장자가 공존하고, 공화당보다 녹색당이 정치적 영향력이 더 큰 ‘히피 문화의 도시’가 바로 샌프란시스코다. “약자의 편에 서는 명품 애호가”라는 평가도 이런 배경 탓이다.

또 그는 지역구에 사는 중국계를 의식해 인권 탄압국인 중국을 겨냥한 경제제재를 강조해 왔고 동성애자의 메카라는 지역구 특성 탓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퇴치, 연구개발을 위한 정부 지원에 적극적이다.

그에게는 정파 간 다툼이 심했던 4년간의 야당 대표 때 투사적 이미지도 강하게 투영돼 있다. 이라크전쟁 반대, 사회보장 강화, 고소득자 세금 중과를 주창한다. “리더십 형태만 보면 자신이 비판하던 ‘톰 딜레이 공화당 원내대표’와 다름없다”는 언론의 평가도 받는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노예의 땅’ 보수적 남부
첫 흑인 상원의원 나올까

남부 지역 최초의 흑인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해럴드 포드(36) 민주당 후보 역시 정치 명망가 출신이다. ‘컨트리 음악의 고향’ 테네시 주 멤피스가 지역구인 그는 부친 역시 테네시 주 출신 하원의원이었다.

1996년 만 26세에 흑인 거주 비중이 높은 대도시에서 당선된 5선 의원으로, 남부의 보수적 정서 때문에 중도파 민주당원으로 분류된다. 현역이던 빌 프리스트 상원 원내대표라는 정치 거물이 ‘딱 2선만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불출마를 선언한 덕분에 당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다만 미 언론은 이달 이후 “공화당 후보가 ‘흑인 후보와 백인 여성’을 교묘하게 결합시킨 TV광고를 낸 뒤 한때 앞섰던 그가 백중-열세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냈다. 흑인은 인구의 13%를 차지하지만 상원에서 흑인은 일리노이주 출신의 버락 오바머 민주당 의원이 유일하다.

‘인권강조’ 랜토스 北 맡고
‘친노조’ 레빈은 FTA 상대

북한 핵 및 북한 인권 문제 처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과정에 큰 영향력을 미칠 민주당의 두 현역 하원의원은 재선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위원장에 가장 유력한 톰 랜토스(13선) 의원은 나치수용소 피수감자 출신의 헝가리계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단히 비판적이며, 실리콘밸리 부근의 지역구에 위치한 스탠퍼드대 교무부총장 출신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는 오래전부터 막역한 사이다.

자동차의 본고장 미시간 주가 지역구인 샌더 레빈(12선) 민주당 하원의원은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산하 소위원장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한미 FTA가 합의되더라도 이 소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친노조 성향으로 FTA에 비판적인 그가 안건 상정을 거부하면 FTA 비준은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고 미 의회 관계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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