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서 중간선거 실시

  • 입력 2006년 11월 7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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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미국 전역에서 중간선거가 실시됐다.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3분의 1인 33명, 하원의원 435명 전원, 주지사 50명 가운데 36명을 선출하는 이날 선거의 첫 출구조사 결과는 미 서부지역 투표가 끝나는 7일 오후 6시(한국시간 8일 오전 11시)에 나온다.

개표결과 예상대로 12년에 걸친 공화당의 상·하원 지배가 막을 내리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 이라크 정책은 물론 북한 핵 문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등 한반도 정책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선거일이 공휴일이 아니지만 상당수 직장은 오전 또는 오후 휴무를 인정했다.

○…투표에 임박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들은 하원은 민주당의 다수당 탈환, 상원은 공화, 민주의 양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3~5일 투표의사가 있는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58%가 민주당, 38%가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밝혀 격차가 1주일 전의 11%포인트 보다 더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번 중간선거는 부시 대통령에 대한 신임평가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부시 대통령 지지도가 35%로 1주전 보다 2%포인트 더 떨어졌다고 전했다.

반면 USA투데이는 2~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후보 지지도가 51%로 공화당 지지도 44%보다 7%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는 2주전 조사 때의 민주당 13%포인트 우세보다 줄어든 것이라고 보도. 5대 전국단위 여론조사를 평균내면 민주당 53%대 공화당 41%로 나타났다.

○…부시 대통령은 6일 플로리다 주에서 '면전박대'를 당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에서 공화당 주지사 후보인 찰리 크리스트를 지원하기 위해 유세에 나섰지만 정작 크리스트 후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다른 곳에서 독자 선거운동을 펼쳤다.

이날 부인 로라 부시 여사, 동생인 젭 부시 현 플로리다 주지사와 함께 연단에 선 부시 대통령은 소매를 걷어붙인 채 "사담 후세인이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강조하자 청중들은 "USA"를 연호하며 호응했다.

한편 딕 체니 부통령은 7일 사우스 다코다주의 피에르 근처에서 사냥을 했다. 올 2월 텍사스 주의 한 목장에서 오발사고를 일으킨 뒤 첫 사냥이었다.

○…"안녕하세요. 000후보에 관해 말씀드리고 싶어 전화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선 상대방 후보의 약점을 공격하는 '네거티브 캠페인'이 적지 않았고 특히 막판까지 무작위 녹음전화 공세가 펼쳐져 많은 시민들이 시달렸다.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등 대부분 지역에서 주민들은 하루 3~5통의 전화를 받아야 했다.

특히 펜실베이니아 등 일부 지역에선 상대방 후보측이 전화한 것처럼 여기게 만드는 '현혹성 전화'가 기승을 부렸다. 이런 전화는 친절한 목소리로 000후보에 대해 긍정적인 설명을 하다가 점점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진다. 실제론 000후보의 상대진영에서 전화를 한 것이지만 대부분 시민들은 받자마자 끊기 때문에 000후보 측에서 전화한 걸로 여긴다. 이 같은 '현혹성 전화'의 대부분은 공화당 후보 진영이 걸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규정은 자동녹음전화를 걸때는 반드시 먼저 전화를 건 쪽의 신원을 밝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비영리적 정치적 조직의 경우엔 이 지침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중간선거(Mid-term Election):

대통령 선거(4년 임기)의 '중간 연도(Mid-term)'에 열리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선거대상은 상·하원의원, 주지사, 주 검찰총장, 주 상·하원 의원 등 대부분의 선출직이다. 하지만 초점은 2년 전 선거에서 당선된 대통령을 견제하는 상·하원 의원 선거다. 2년간 대통령 업무의 잘잘못을 따지는 중간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올 의회 선거는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체와 상원의원 100명 중 33명이 대상이다. 인구 숫자에 따라 주별로 배정된 연방 하원의원 435명은 임기 2년으로 대통령선거와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2년마다 심판을 받는다. 50개 주마다 2명이 배정된 임기 6년의 상원의원은 2년마다 전체의석의 3분의 1씩 물갈이된다. 올 선거를 치르는 상원의원 33명은 모두 2000년 당선자들이다.

인구가 5000만 명이 넘는 캘리포니아 주는 하원의원 53명, 상원의원 2명이 배정되지만, 버몬트, 몬태나, 알래스카,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와이오밍 주는 인구가 적어 하원의원1명-상원의원 2명의 기형적 구조다. 상원의원이 더 많은 구도는 인구 많고, 힘 센 주를 상대로 하는 '미니 주'를 배려하는 차원이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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