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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1월 1일 2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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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카와구(荒川)는 59년 만에 처음으로 구립 초등학교를 신설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고토(江東)구도 초등학교 교실을 확보하기 위해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5~6년 전만 해도 학생이 부족해 초등학교를 통폐합하기 바빴던 도쿄 도심부에서 요즘 펼쳐지는 풍경들이다.
일본에서 1970~1990년대 교외로 빠져나갔던 인구가 도심으로 되돌아가는 도심회귀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총무성에 따르면 도쿄도의 인구는 1995~2000년 5년 동안 2.5% 늘었으나 2000~2005년에는 4.2% 증가했다. 특히 중심부인 주오(中央)구는 최근 5년간 35.7%나 급증했고 미나토구 지요다(千代田)구 고토구 등도 10%대의 증가율을 보였다.
일본의 총인구가 지난 몇 년간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2005년에는 감소세로 돌아선 것과는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대학이나 기업도 도심으로 '유턴(U-turn)'하고 있다.
도쿄 시내와 사이타마현 아사카(朝霞)시 두 곳에 문과대를 분산 배치했던 도요(東洋)대는 지난해 캠퍼스를 도쿄 시내로 통합했다.
1970년대 이후 유행한 교외이전 바람을 타고 캠퍼스 전부나 일부를 옮겼던 교리쓰(共立)여대, 쇼와(昭和)음대, 릿쇼(立正)대 등도 도심 복귀를 추진 중이다. 지바(千葉)현의 테쿄헤이세이(帝京平成)대는 2008년 도쿄 부도심인 이케부쿠로(池袋)역 근처로 옮겨올 예정이다.
출생률 저하로 전체 사립대의 40%가 미달사태를 겪고 있는 현실에서 교외에 남아있다가는 도태되기 십상이라고 많은 대학들이 판단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정보통신업종을 중심으로 예전 같으면 교외에 두던 것이 상식이던 기반시설을 도심에 설치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공동(空洞)화하던 도심이 되살아나는 반면 교외지역은 '인구 및 일자리 감소→세수(稅收) 위축→사회간접자본(SOC) 및 행정서비스 부실화→인구 감소'의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랜 불황으로 도심의 땅값이 떨어진데다 몸이 불편한 고령자들이 쇼핑과 의료시설이 밀집된 도심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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