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폭스뉴스 ‘코드 편향’ 공방

  • 입력 2006년 9월 2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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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미국 폭스뉴스채널의 간판 프로그램인 ‘폭스뉴스 선데이’에서 벌어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진행자 크리스 월러스 기자의 대결이 꼬리를 물고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당시 ‘폭스뉴스 선데이’를 보던 시청자들은 화면에서 눈을 떼기가 어려웠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월러스 기자에게 말할 틈조차 주지 않고 거의 싸울 듯이 말을 이어 나갔기 때문이다. 엄청나게 흥분했음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월러스 기자가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재임 중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했어야 옳은 일 아니었느냐는 식으로 질문 공세를 편 것에 발끈한 것.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특히 월러스 기자의 질문이 자신에게 타격을 가하려는 보수진영의 시각을 보여 준 것이라며 폭스뉴스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처럼 거칠 게 대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보좌진은 방송 후 “월러스 기자의 질문을 일종의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이어 27일엔 대변인이 “월러스 기자와 폭스뉴스가 보수진영의 정치 공세를 대행했으며 월러스 기자는 폭스뉴스의 사주를 받았다. 하지만 우리는 당파적 공격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로저 에일스 폭스뉴스 회장은 27일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전문적이고 매너가 부드러우며 존경받는 월러스 씨 같은 기자의 질문에 그런 반응을 보인다면 이는 언론인들을 증오하는 것이며 따라서 모든 언론인이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반격했다.

그는 월러스 기자가 윗선의 지시를 받아 문제의 질문을 의도적으로 했다는 주장에는 “월러스 씨는 자신의 기자 인생에서 결코 질문을 어떻게 하라는 식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며 “이는 모든 언론인에 대한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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