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통치’ 내려놓은 통가국왕… ‘과체중’ 못이겨

  • 입력 2006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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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왕국을 통치해 온 타우파하우 투포우 4세 국왕이 10일 서거했다. 향년 88세. 통가 정부는 “국왕이 밤 12시 직전 뉴질랜드의 한 병원에서 서거했다”고 11일 공식 발표했다.

투포우 4세 국왕은 기골이 장대했다. 키 195cm에 체중은 한때 200kg을 가볍게 넘었다.

그러나 1976년 몇 차례 심장에 이상이 생긴 뒤 주치의의 조언에 따라 30kg 정도를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피나는 노력 덕분이었다.

그런데도 건강 문제를 둘러싼 괴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큰 키 때문에 체중 감량에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 1988년 이후에는 심장질환으로 타계했다는 소문이 걸핏하면 흘러나왔다.

이런 그가 88세까지 산 것은 통가 남자 평균 수명 66세에 비해 기록적인 장수로 꼽힌다.

체구 외에도 그는 여러 기록을 갖고 있었다. 그가 왕위를 계승하고 1년 뒤인 1967년 즉위식 때 쓴 왕관은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왕관’으로 알려졌으며 왕좌는 높이가 2m에 달했다. 그는 통가인으로 첫 대학 졸업자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는 말년에 비현실적인 정책을 남발해 비웃음을 샀다. 수입 폐타이어를 원료로 이용하는 발전소를 짓고 바닷물을 연료로 바꾸는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 사례. 빈곤 때문에 왕실을 떠나는 민심을 사로잡으려는 고육책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통가 정부는 투포우 4세에 이어 국왕에 즉위하는 투포우토아(57) 왕세자가 11일 국왕의 직무를 다할 것을 헌법에 서약하는 의식을 했다고 전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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