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의 귀환…사망 30주기 맞아 기념관 확장-재조명

  • 입력 2006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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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은 사회주의 중국의 국부(國父) 마오쩌둥(毛澤東)의 서거 30주기. 학자들 사이에선 마오 사상 연구가 활발하고 최근 그의 고향에서는 기념관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언론 매체는 하루도 빠짐없이 그가 이끈 ‘대장정’과 홍군(紅軍)에 대한 옛 소식을 전한다. 마오를 활용해 사회 안정을 꾀하려는 중국 지도부의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평가는 세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40, 50대에겐 마오가 여전히 존경과 숭배의 대상이지만 30대 이하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향에선 기념관 확장=6일 마오의 고향인 후난(湖南) 성 사오산(韶山)에서는 마오쩌둥문물관 건립 공사가 시작됐다.

사오산은 장시(江西) 성 징강산(井岡山), 산시(陝西) 성 옌안(延安)과 함께 2004년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의해 ‘전국 애국주의 교육시범기지 1호 공정’ 대상으로 지정된 지역이다.

다른 세 ‘공정’ 지역 중 징강산은 1927년 마오가 국민당에 밀려 후퇴한 뒤 혁명내전의 승기를 잡는 기틀을 마련한 지역. 옌안은 1930년대 후반 마오가 당권을 잡아 1인자로 부상한 곳이다.

중국 공산당은 마오의 사망 30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2억9000만 위안(약 350억 원)을 들여 1만2000여 평의 터에 연면적 1만2004m²의 문물관을 신축하는 등 사오산 기념관을 확장하기로 했다. 문물관은 2007년 완공된다.

▽중국 지도부 “마오를 활용하라”=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올해 설날(춘제·春節)에 마오 혁명의 근거지였던 옌안을 찾아 마오의 혁명정신과 농촌 중시 사고를 배우자고 역설했다.

중국사회과학원 등 연구기관들도 마오 사상 재조명에 열심이다. 신화통신은 마오가 이끈 ‘대장정(大長征)’에 대한 특집란을 만들어 올해 5월 시작한 후손들의 대장정에 관한 소식과 옛 홍군의 영웅담을 매일 올리고 있다.

극심한 빈부 격차와 지역 격차에 따른 사회 불안을 마오에 의지해 해소해 보자는 중국 4세대 지도부의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마오 사망 30주기를 이틀 앞둔 7일까지도 그를 위한 기념행사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식을 줄 모르는 마오의 인기=베이징(北京)에서 택시를 모는 쑹쯔밍(松子明·50) 씨는 7일 “마오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느 때가 더 좋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때가 더 살기 편했다”고 잘라 말했다.

마오가 집권한 1970년대 초엔 국가가 주는 12위안으로 모든 게 해결됐는데 지금은 한 달에 2500위안을 벌어도 항상 쪼들린다는 것이다. 게다가 언제 직장에서 쫓겨날지 몰라 항상 불안하다.

갈수록 커지는 빈부 격차와 천정부지의 주택 가격을 보면서 서민들은 ‘소박했지만 의식주 걱정 없던’ 당시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듯하다.

마오의 인기는 골동품 시장이나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베이징의 가장 큰 골동품 시장인 판자위안(潘家園)에는 마오의 저서나 사진, 기념 배지, 액자 등을 파는 전문 상점이 최근 크게 늘었다. 마오 관련 기념품은 가격이 매년 20∼30% 오른다.

톈안먼(天安門) 광장에 자리 잡은 ‘마오쩌둥 주석 기념당’을 찾는 참배객도 갈수록 늘고 있다. ▽평가는 세대 따라 달라=그러나 마오에 대한 평가는 세대에 따라 크게 다르다.

헤이룽장(黑龍江) 성 다칭(大慶) 시에 사는 린(林·50) 씨는 “마오 주석이 세상을 떴을 당시 일주일간 울었던 기억이 난다”며 “여전히 마오 주석을 숭배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의견이 다르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인(尹) 씨는 “대학시절 가장 정신이 산만했던 강의가 ‘마오쩌둥 사상 개론’ 시간이었다. 이제 그는 역사 속에서 편히 쉬어야 할 인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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