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D 요격 실험 성공

  • 입력 2006년 9월 3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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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일 미사일방어(MD) 요격 실험에 성공했다. 2차례의 요격실험 실패 이후 18개월 만의 첫 성공이다.

미 공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2분(워싱턴 시각 기준) 알래스카 주 코디액에서 북한 장거리미사일과 비슷한 크기의 표적미사일이 태평양 상공에 발사됐고, 17분 뒤 캘리포니아 주 밴든버그 공군기지로부터 요격미사일이 발사됐다.

이어 13분 뒤 요격미사일에서 분리된 냉장고 크기의 '요격 발사체(kill vehicle)'가 1m 길이의 모형 탄두를 따라잡아 그대로 부딪쳤다. 격추지점은 밴든버그 공군기지 서쪽 수백 km 떨어진 태평양 상공의 고도 160km 지점이었다.

공군은 표적미사일을 격추하지 않고 요격 발사체가 표적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지, 지상 관제센터와 교신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는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실험에서 당초 발표와는 달리 직접 요격하는 실험까지 실시했다.

이번 실험의 성공에 따라 미군의 MD 추진 작업은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공군의 MD 책임자인 헨리 오버링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실험은 완벽한 성공"이라며 "MD 시스템의 개발과 배치를 계속하는 데 필요한 커다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이번 실험에 대해 "표적미사일의 발사 시점과 궤도를 사전에 알면서 진행한 '실험실 속의 성공'일 뿐"이라며 실전 배치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실험에 사용된 표적미사일에는 장거리미사일이 요격을 피하기 위해 미사일 본체에서 분리시켜 미끼로 사용하는 교란장치(decoy)가 장착돼있지 않았다. 미 공군은 "교란장치까지 포함한 실험은 12월 최종 실험에서 진행된다"고 말했다.

오버링 소장은 실전에서의 요격확률을 묻는 질문에는 군사기밀임을 이유로 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요격 확률이 아주 높은지(excellent), 양호한지(good), 적당한지(fair), 낮은지(poor) 말해 달라"는 질문에 "양호하다(good)"고 답했다.

미 공군은 북한의 대포동 2호 발사가 임박했던 올 6월 MD시스템을 '테스트 모드'에서 '실전 모드'로 전환하는 등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강도 높은 대응태세를 유지해 왔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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