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속 스파이’…英정부 투기량-내용물 감지 칩 부착

  • 입력 2006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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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들은 가정에서 쓰레기를 얼마나 많이 버리는지까지 감시받고 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잉글랜드 지역의 일반 가정에서 사용 중인 약 50만 개의 쓰레기통에 투기량을 감시하는 전자장비가 비밀리에 부착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쓰레기통 뚜껑에는 동전 크기의 전자 칩이 숨겨져 있어 쓰레기 운반 트럭이 쓰레기통을 들어서 내용물을 비울 때마다 센서를 통해 전자 칩에 수록된 정보를 읽어 쓰레기의 중량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

이 장비로 쓰레기 내용물 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다. 당국은 “주민들의 쓰레기 투기 행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쓰레기 투기를 둘러싼 이웃끼리의 분쟁에 대비해 이 전자장비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영국 정부는 이 장비 사용을 잉글랜드 전체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쓰레기통에 부착된 전자 칩의 가격은 겨우 2파운드(약 3600원)밖에 안 된다. 그러나 트럭에 이 전자 칩의 자료를 읽어 내는 센서를 설치하는 비용은 1만5000파운드나 된다.

문제는 이 전자장비가 과연 쓰레기만 감시하는 데 그치느냐 하는 것이다.

또 집주인이 휴가를 가거나 집을 비웠을 때는 쓰레기양이 급감하기 때문에 범죄자들의 손에 이 자료가 들어가면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쓰레기통 감시는 옛 소련 당국조차 생각하지 못한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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