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당하는 장쩌민 문선

  • 입력 2006년 8월 10일 2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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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의 저술과 어록을 담은 '장쩌민 문선(文選)'이 일반인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

3권짜리인 장 주석 문선은 10일 오전부터 전국 신화서점을 통해 일제히 판매가 시작됐지만 예상과 달리 이를 사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베이징(北京)의 가장 큰 서점인 왕푸징(王府井) 신화서점은 이날 고객들의 눈에 가장 잘 띄는 1층 입구에 장 주석의 책을 진열해놨지만 2, 3시간 동안 책을 사간 사람이 4, 5명에 불과할 정도였다.

그나마 한 회사의 직원이 회사 배포용이라며 80권을 사갔고, 2, 3명이 선물용이라며 샀을 뿐 스스로 읽기 위해 산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처럼 일반인들이 장 주석의 문선을 외면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책 내용이 딱딱하고 재미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선은 장 전 주석이 국가수출입관리위원회 및 외국투자관리위원회 부주임이던 1980년 8월 21일부터 주석직 사임 직후인 2004년 9월 20일까지 연설이나 보고서, 저술, 서신, 담화 등 203편을 단순히 엮어놨을 뿐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만한 일화나 후일담 등은 전혀 없다.

문선은 중국 공산당이 장 전 주석의 80회 생일(8월 17일)에 맞춰 발간한 것으로 3세대 최고지도자였던 그에 대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4세대 지도부의 배려이자 선물로 보인다. 또 장 전 주석 세력과 후 주석 세력간 물밑 갈등에 종지부를 찍는 의미도 담겨 있다.

중국 공산당은 전통적으로 최고 지도자의 은퇴나 사망 후에 문선집을 출판해왔다. 지금까지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천윈(陳雲), 보이보(薄一波) 등의 선집이 출간됐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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