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수주의 대부 "유럽 총리였다면 부시 은퇴했을 것"

  • 입력 2006년 7월 25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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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국 보수주의의 대부'로 불리는 윌리엄 버클리(81) 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해 "(의원내각제인) 유럽의 총리였다면 벌써 사퇴하거나 은퇴했을 법하다"고 비판했다. 버클리 옹은 1955년 '내셔널 리뷰'를 창간해 아직까지 정기적으로 칼럼을 쓰는 보수 논객. 부시 대통령도 주요한 고비 때 그를 직접 찾아가 유대를 과시하곤 했다.

그러나 버클리 옹은 23일 CBS TV 이브닝뉴스 인터뷰에서 이라크 전쟁을 '실패'라고 규정하면서 부시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문제에 휩쓸려 다른 어떤 이슈에도 진정한 관심을 쏟지 못하고 있다"며 "부시 대통령은 결단력 있는 지도자지만 그의 외교정책은 진정한 보수주의 원칙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부시 행정부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이 결국은 '효율적인 보수 이데올로기의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하면서 "그 결과 부시 행정부는 국내 지출에 지나치게 낭비하고 의회의 과도한 행보에 지극히 관대하다"고 비판했다.

버클리 옹은 다만 북한 핵무기 문제에 대해선 "러시아 중국 일본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평양을 협상테이블로 돌아오게 하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믿는다"며 간접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후임자에게도 유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부시 대통령의 집권 2기 취임사는 너무 야망만 가득한 것이어서 후임자가 다시 새겨볼 내용이 별로 없을 것이며, 그의 유산은 판독 불가능한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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