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와 함께 지구 다섯바퀴” 윤옥환씨의 세계일주

  • 입력 2006년 6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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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가 윤옥환 씨가 16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가 윤옥환 씨가 16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지구를 다섯 바퀴쯤 돈 것 같아요.”

여기 괴짜 사나이가 있다. 자전거 세계일주 여행가 윤옥환(44) 씨. 2004년 8월 3번째 세계일주에 나선 그는 29일 현재 116번째 국가인 몽골의 사막을 달리고 있다.

해가 뜨자마자 페달을 밟기 시작해 어두워져야 멈추는 강행군이다. 포장도로를 만나면 하루 200km를 너끈히 달리지만 그런 길은 절반도 안 된다. 자갈길에선 시속 10km를 내기도 어렵다.

밤이 되면 바퀴가 닿는 데서 잔다. 대개 PC방에 들어가 인터넷을 하는 척하다 의자 2, 3개를 펴놓고 잔다. 여관비를 아끼기 위한 고육책이다. 다행히 아직까지 쫓아내는 주인은 없었다. 노숙도 많이 한다.

2001년 7월부터 5년간 3차례에 걸친 세계일주에서 그가 누빈 거리는 무려 9만6000km. 1998년 1월부터 국내에서 달린 거리를 포함하면 21만1000km에 이른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달린 거리도 5만 km 가까이 된다. 그동안 남미를 제외한 5대주를 모두 누볐다. 국내에서는 7차례 전국을 일주했다.

고비도 많았다. 아프리카에서는 말라리아에 4번이나 걸려 죽을 뻔했다. 수단에서는 무장 강도에게 2번 납치됐다가 탈출했고 중국에서는 길을 물었다가 강도를 당했다.

가장 가슴 아픈 기억은 포르투갈에서 여권 등 짐을 몽땅 도난 당한 것. 여권에는 2001년부터 그가 돌아다닌 국가의 소인이 빼곡히 찍혀 있었다.

당초 이번 여행은 북한을 거쳐 판문점을 통해 귀국하는 걸로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러나 북한 측이 거액을 요구해 포기했다.

4차 여행 때는 태평양 국가와 남미를 거쳐 미국으로 가는 코스를 예정하고 있다. 그의 최종 목표는 세계 최고의 자전거 레이스인 ‘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하는 것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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