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고교생들 대규모 시위…교육법 개혁 요구

  • 입력 2006년 5월 31일 2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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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주요 도시에서 60만 명에 이르는 공립 고교생들이 교육법 개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 경찰과 충돌했다.

이날 시위 지도자들은 수업을 거부한 채 학교 안에 머물러 있으라고 요구했으나 오후 들어 수백 명의 학생들이 거리로 진출하면서 곧 가두시위로 번졌다. 일부 고교생들은 도로를 점거해 바리케이드를 세우고 경찰과 투석전을 벌였다.

산티아고에서는 고교생들이 도심 대로를 4시간 넘게 점거했다. 경찰은 물 대포와 최루탄을 쏘면서 이들을 해산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과 경찰, 기자 등 12명이 부상했고 400명이 붙잡혔다고 칠레 정부는 밝혔다.

학생들의 요구는 대중 교통요금 인하와 대학 입학시험 전형료 폐지 등으로부터 시작해 공교육의 지방자치단체 이관을 규정한 교육법의 전면 개혁으로 확대됐다. 학생들은 지자체 간의 재정여건 격차로 공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불평등이 심화된다고 비판했다. 이 법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의 퇴임 하루 전 발효됐다.

교육법에 대한 공립 고교생들의 반발에는 상당수 교사와 학부모, 정치인들도 동조하고 있고 일부 사립 고교생들도 가세하고 있다. 미첼레 바첼레트 대통령의 막내딸도 이날 시위에 참여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3월 취임한 뒤 처음으로 대규모 시위에 맞닥뜨린 바첼레트 행정부는 이날 늦게 학생들과 대화에 착수해 이틀째 협상을 벌였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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