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왠지 씁쓸해”…女대통령 등장 美드라마 조기종영

  • 입력 2006년 4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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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대통령의 중도하차?

미국 인터넷 뉴스매체인 드러지 리포트는 13일 “ABC방송이 목요 드라마 ‘최고사령관(Commander In Chief)’을 조기 종영시키기로 결정했다”며 “이유는 시청률 하락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ABC방송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최고사령관’이 간판을 내린다면 이는 단순히 드라마 실패만이 아니다. TV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미국 대통령으로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은 2008년 대통령선거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힐러리 클린턴(사진) 상원의원을 연상시켜 왔기 때문이다.

1월 골든 글로브상 시상식에서 여성 대통령 역을 맡은 배우 지나 데이비스가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는 등 드라마는 한때 상승곡선을 그리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첫 방송 당시 1700만 명의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당긴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1월 첫 시즌 마지막회 시청자는 1040만 명으로 뚝 떨어졌다.

드라마 제작진은 시청률 하락을 의식한 듯 두 번째 시즌인 1월 이후엔 대통령의 남편이 인턴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설정을 내놨다. 그러나 TV 비평가들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장치마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을 연상시킨다”는 평을 내놓았다.

극 중에서 여주인공은 공화당 소속의 첫 여성 부통령으로 선출된 뒤 대통령이 사망하자 그 뒤를 이어 대통령 직을 승계하지만, 끊임없이 사임을 요구하는 공화당의 리더인 하원의장과 사사건건 부딪치며 외로운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묘사돼 왔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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