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核무기 제조 5∼10년 걸릴듯

  • 입력 2006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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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농축우라늄 생산에 성공해 ‘핵 기술 보유국’이 됐다고 선언하면서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가파르게 고조되고 있다.

▽이란의 농축우라늄 생산 발표=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11일 전국에 생중계된 TV 연설을 통해 핵 기술 보유를 공식 선언하고 “매우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순전히 평화적 목적(원자력 발전)에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탄즈 핵 시설의 원심분리기 1세트(164개)를 가동해 우라늄235 동위원소의 비율을 3.5% 수준까지 높인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 이를 바탕으로 이란은 원심분리기를 연내에 3000개로, 그 이후엔 5만여 개로 늘리는 등 대량 생산체제에 들어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란의 핵 기술 어디까지 왔나=발전용 원자로에는 순도 2∼5%의 농축우라늄이 사용된다. 이란으로선 이번 3.5% 순도의 우라늄 농축 성공으로 ‘기술적 돌파구’를 연 셈이다.

그러나 농축우라늄이 핵무기 원료로 사용되려면 순도가 90% 이상이어야 하고, 이란이 핵무기 제조기술까지 보유했다고 보긴 어려워 핵무기 제조 단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핵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무기를 제조하려면 대략 5∼10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군사 공격 가능성은?=이란의 핵 기술 보유 선언은 미국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는 와중에 나왔기 때문에 미국의 군사 공격 가능성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란 공격이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언론 보도도 한결같이 ‘가까운 시기는 아니지만’이란 전제를 달고 있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유엔을 통한 경제 제재, 군사 봉쇄 등으로 압박의 강도를 높여 갈 전망이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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