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염물질 美까지 날아와”

  • 입력 2006년 4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석탄을 사용하는 중국의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이 주변국은 물론 멀리 미국까지 날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기오염물질에는 수은 등 치명적인 중금속 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어 미국 정부가 중국에 정식으로 문제를 삼고 나섰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스티븐 존슨 청장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국가환경보호총국 저우성셴(周生賢) 국장에게 “중국에서 날아온 오염물질이 미국 연안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위한 협력을 촉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그는 “수은이 많이 포함된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원을 추적한 결과 중국과 인도로 나타났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중국 정부에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말 대기오염 문제에 관해 논의한 끝에 광범위한 환경 분야 협력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중국의 오염원에 대한 수은 배출량 조사 시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대기와 수질의 중금속 오염은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올해 초 실시된 조사결과 동부의 공장 밀집지역인 장쑤(江蘇) 성에서는 물고기의 41%가 수은 카드뮴 납 등 중금속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엔의 한 연구보고서는 세계 수은 배출량의 53%가 아시아에서, 18%가 아프리카에서 나온다고 발표한 바 있다.

수은은 생체에 그대로 축적되기 때문에 먹이사슬을 통해 인체로도 흡수될 수 있다. 이 경우 선천적 기형과 발육장애 요인이 되며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존슨 청장은 방중 기간 중 중국 정부의 이산화황, 질소산화물 배출 통제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대기 중의 중금속 오염 물질에 대한 방지 대책에 양국이 좀 더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또 세계 시멘트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시멘트 공장에서 배출되는 다이옥신과 푸란 등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