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해결사’ 부시 구할까…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

  • 입력 2006년 3월 27일 03시 06분


코멘트
‘미스터 픽스-잇(Mr. Fix-It).’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재임 1989∼1992·사진)의 별명이다. 그는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 냈고, 2000년 대선 재검토 파동 때 플로리다 주 공화당 대책본부장으로 대응전략을 지휘해 조지 W 부시 당시 공화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주역.

자신의 별명처럼 2대에 걸쳐 부시 행정부의 해결사 역할을 해온 베이커 전 장관이 이번에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곤경에 빠져 있는 ‘공화당 구하기’에 나서게 됐다. 이라크 문제 때문이다.

미 의회는 그가 최근 발족된 ‘이라크 스터디 그룹(ISG)’의 단장으로 추대됐다고 밝혔다. 스터디그룹은 11명의 전현직 학자 및 행정가들로 구성된 초당적 그룹이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는 베이커 전 장관에게 각별한 희망을 걸고 있다고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24일 전했다.

최근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내에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를 고려하지 않을 것임을 재천명했다. 그리고 ‘난관을 헤쳐 나가자(stay the course)’는 말을 되풀이했다. ‘업적 정치(legacy politics)’에 힘을 쏟고 있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이라크전의 실패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에 대한 지지율 하락으로 그 불똥을 중간선거에서 맞게 된 공화당 측은 ISG가 여론의 관심을 끌 만한 획기적인 이라크 관련 정보 및 분석을 내놓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화당 내 위기의식을 반영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회의론도 적지 않다.

베이커 전 장관의 한 측근은 “일선에서 한참 물러나 있다 갑자기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아 해결해 보라는 것과 같다”며 “(세부적인 내용 없이) 그가 해결책을 도출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