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빌팽 총리의 도박은 성공할까

  • 입력 2006년 3월 14일 22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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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프랑스 대통령을 꿈꾸는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위기에 처했다.

위기의 원인이 된 '최초고용계약(CPE)'은 드 빌팽 총리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던진 승부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청년 실업난 해소를 목표로 추진한 이 법안에 당사자인 청년들이 거세게 반발함에 따라 승부수가 아니라 자충수가 돼버렸다.

CPE에 반발하는 학생들의 시위는 13일에도 산발적으로 전개됐다. 이날 교육 및 연구기관인 콜레주 드 프랑스로 진입하려는 학생들과 저지하는 경찰들 사이에 돌과 최루가스가 오가는 충돌이 빚어졌다.

학생 조직인 프랑스전국학생연합(UNEF)에 따르면 전국 대학의 절반이 넘는 50개 대학이 부분 또는 완전 휴학 상태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총리의 약점이 노출됐다"면서 대규모 시위를 이어갈 태세다.

이번 사태에서 드 빌팽 총리가 밀리게 되면 여권 내 경쟁자인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에게 차기 대권 후보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사르코지 장관은 지난 해 소요사태 때 강경 대응으로 일관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드 빌팽 총리 역시 강경대응으로 맞서고 있지만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의 뜻대로 CPE 시행을 관철시킨다 하더라도 여론이 이미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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