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春節 ‘연인원 20억’ 민족대이동

  • 입력 2006년 1월 1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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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맞아 민족 대이동이 시작된 지 이틀째인 15일 아침 상하이(上海)의 차오양루(曹楊路) 명절 열차표 전용 판매처.

귀성표를 사기 위해 인도를 따라 늘어선 줄이 무려 1.5km에 이른다. 창구 앞쪽 사람은 14일 아침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 하룻밤을 꼬박 새운 사람들.

“24일 하얼빈(哈爾濱)으로 가는 표 있나요?”

“방금 떨어졌네요.”

표를 팔기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안 돼 24일 열차표는 동났다. 오늘부터 다시 줄을 서야 25일 표라도 살 수 있다. 25일 표는 16일부터 판다. 신화통신이 전한 귀성 풍경이다.

▽기차표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올해 중국의 설 연휴는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일주일이다.

그러나 설을 쇠기 위한 민족 대이동, 이른바 춘윈(春運)은 14일부터 이미 시작됐다. 중국 정부는 춘윈 기간을 다음 달 22일까지 40일로 잡고 있다.

춘윈 첫날인 14일 열차 이용객은 전국적으로 338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0.98%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춘윈 기간에 열차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3.1% 증가한 1억4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이용객은 첫날부터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춘윈 기간 전체 이동인구는 지난해보다 3.6% 늘어난 20억4000만 명(표를 살 때마다 합친 수치)에 이를 것으로 중국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200만 민공(民工) 20년 새 1억으로=명절 열차표 구하기가 이처럼 어려운 이유는 무엇보다도 개혁 개방 이후 유동인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1978년 개방 이후 도시로 몰려들기 시작한 농민은 1980년대 초 200만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1억 명을 넘어섰다.

민공으로 불리는 이들 도시노동자는 설 명절을 전후해 고향으로 돌아가 한 달가량 쉬고 온다.

최근 들어 급증한 명절 여행객이나 학생, 친척 방문객도 귀성전쟁을 심화하고 있다.

또 예전에 시속 70∼100km로 느렸던 열차 속도가 최근에 130∼150km로 빨라진 점도 귀성객을 열차로 몰리게 하는 한 원인이다.

▽5년간 2만 km 철로 추가 건설=지난해 말 현재 중국의 철로 총연장거리는 7만5000km. 중국 정부는 급증하는 열차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2010년까지 2만 km의 철로를 추가로 건설할 방침이다.

또 베이징(北京)∼톈진(天津), 우한(武漢)∼광저우(廣州), 정저우(鄭州)∼시안(西安) 등 11개 주요 노선에 시속 200∼300km의 여객 전용 철로를 깔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4만1000km에 불과한 고속도로를 5년 안에 6만5000km까지 늘려 열차로 몰리는 수요를 고속도로로 분산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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