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표를 사기 위해 인도를 따라 늘어선 줄이 무려 1.5km에 이른다. 창구 앞쪽 사람은 14일 아침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 하룻밤을 꼬박 새운 사람들.
“24일 하얼빈(哈爾濱)으로 가는 표 있나요?”
“방금 떨어졌네요.”
표를 팔기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안 돼 24일 열차표는 동났다. 오늘부터 다시 줄을 서야 25일 표라도 살 수 있다. 25일 표는 16일부터 판다. 신화통신이 전한 귀성 풍경이다.
▽기차표 구하기 ‘하늘의 별 따기’=올해 중국의 설 연휴는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일주일이다.
그러나 설을 쇠기 위한 민족 대이동, 이른바 춘윈(春運)은 14일부터 이미 시작됐다. 중국 정부는 춘윈 기간을 다음 달 22일까지 40일로 잡고 있다.
춘윈 첫날인 14일 열차 이용객은 전국적으로 338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0.98%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춘윈 기간에 열차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3.1% 증가한 1억4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이용객은 첫날부터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춘윈 기간 전체 이동인구는 지난해보다 3.6% 늘어난 20억4000만 명(표를 살 때마다 합친 수치)에 이를 것으로 중국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200만 민공(民工) 20년 새 1억으로=명절 열차표 구하기가 이처럼 어려운 이유는 무엇보다도 개혁 개방 이후 유동인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1978년 개방 이후 도시로 몰려들기 시작한 농민은 1980년대 초 200만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1억 명을 넘어섰다.
민공으로 불리는 이들 도시노동자는 설 명절을 전후해 고향으로 돌아가 한 달가량 쉬고 온다.
최근 들어 급증한 명절 여행객이나 학생, 친척 방문객도 귀성전쟁을 심화하고 있다.
또 예전에 시속 70∼100km로 느렸던 열차 속도가 최근에 130∼150km로 빨라진 점도 귀성객을 열차로 몰리게 하는 한 원인이다.
▽5년간 2만 km 철로 추가 건설=지난해 말 현재 중국의 철로 총연장거리는 7만5000km. 중국 정부는 급증하는 열차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2010년까지 2만 km의 철로를 추가로 건설할 방침이다.
또 베이징(北京)∼톈진(天津), 우한(武漢)∼광저우(廣州), 정저우(鄭州)∼시안(西安) 등 11개 주요 노선에 시속 200∼300km의 여객 전용 철로를 깔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4만1000km에 불과한 고속도로를 5년 안에 6만5000km까지 늘려 열차로 몰리는 수요를 고속도로로 분산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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