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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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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부(富)가 행복의 척도로 간주되는 요즘,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에서 실제로 미국의 한 빈곤층과 콩고민주공화국의 중산층을 직접 인터뷰한 뒤 이들의 ‘행복지수’를 비교했다.
미국 켄터키 주에 살고 있는 에노스 뱅크 씨는 한때 석탄 광산에서 운전사로 일하다가 지금은 25년째 실업 상태다. 이에 따라 매달 정부에서 521달러(약 52만1000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이혼한 부인은 뱅크 씨 옆집에 살고 있다. 이들이 이혼한 것은 부인이 별도로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였다. ‘위장 이혼’인 셈.
뱅크 씨는 그래도 트럭을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끼니를 걱정해 본 적도 없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28년째 의사로 일하고 있는 무베브베 카밤바 씨의 월급은 250달러. 그의 월급은 1년 전만 해도 50달러였다. 카밤바 씨는 근무 시간이 끝나면 별도 진료를 통해 한 달에 300달러 정도를 더 벌 수 있지만 이 수입은 일정하지 않다.
콩고민주공화국은 미국에 비해 물가가 싸다. 그러나 카밤바 씨는 부양가족이 12명이기 때문에 사실상 부양가족이 없는 뱅크 씨보다 물질적으로 부자라고 할 수 없다. 실제로 카밤바 씨 가족은 한 달에 2차례 정도밖에 고기를 먹지 못한다.
그렇다면 행복지수는? 날마다 TV를 통해 부자들의 사는 모습을 보는 뱅크 씨는 행복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 미국 남자들 소득의 중간치는 한 달에 3400달러다. 항상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린다.
반면 카밤바 씨는 주변 사람들의 존경을 받기 때문에 항상 자신이 혜택을 받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카밤바 씨는 뱅크 씨보다 물질적으로 더 가난하지만 행복감을 더 느끼고, 따라서 더 행복하다.
| 미국 빈곤층과 콩고민주공화국 중산층 비교 | ||
| 미국 빈곤층 | 콩고민주공화국 중산층 | |
| 에노스 뱅크·실업자(25년째) | 이름·직업 | 무베브베 카밤바·외과의사(28년째) |
| 521달러(정부 보조금) | 월 정규 소득 | 250달러(월급) |
| 위장 이혼한 부인이 별도 보조금 | 기타 소득 | 별도 진료 통해 한 달에 300달러 추가 |
| 아들 3명 있지만 부양하지 않음 | 부양가족 | 12명 |
| 트럭 소유, 고기 자주 먹음 | 물질적인 여건 | 한 달에 2차례 정도 고기 먹음 |
| 가난 때문에 불행하다고 느낌 | 행복지수 | 주변의 존경을 받으며 행복하다고 느낌 |
| 자료:이코노미스트 | ||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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