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신사참배]中 “우주선 귀환 잔칫날에 도발”

  • 입력 2005년 10월 1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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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일본의 침략을 겪은 바 있는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국가들의 반발도 거세다. 베이징(北京)과 홍콩에서는 일장기를 불태우며 반일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은 17일 아나미 고레시게(阿南惟茂) 주중 일본대사를 소환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가 주중 일본대사를 불러 구두 항의한 것과 달리 성명을 낭독해가며 질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앞서 왕이(王毅) 주일 중국대사는 “선저우(神舟) 6호가 성공적으로 귀환해 중국 국민이 경축하는 날에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전체 중국 국민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왕 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는 중일 관계를 파괴한 역사적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만 외교부 뤼칭룽(呂慶龍) 대변인도 “일본 총리가 과거의 교훈을 잊지 말고 진취적인 자세로 미래를 바라보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싱가포르 언론들도 이날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주변국들의 반일감정을 자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시아 국가들과의 외교관계에도 큰 균열이 생길 조짐이다. 한일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가 불투명해진 것은 물론 23일로 예정된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외상의 중국 방문도 중국 측의 거부로 취소됐다.

내달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고이즈미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물론, 중일 양국 정상 간 상호방문은 적어도 고이즈미 총리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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