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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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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멕시코 남부 지역에 상륙한 1등급 허리케인 ‘스탠’은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된 뒤에도 중앙아메리카 전역에서 산사태와 홍수를 만들어냈다. 이번 중미권의 폭우는 ‘스탠’이 북상하는 과정에서 태평양 동부 해상의 습한 공기를 북쪽으로 끌어올려 뒤에 남겨진 지역에 별도의 폭풍우를 유발했기 때문이라고 멕시코 국가기상청은 전했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과테말라의 경우 이날까지 209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사망자가 508명으로 늘었다.
또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서쪽으로 180km 떨어진 파나합, 찬차흐 마을이 산사태로 매몰됐음이 8일 뒤늦게 확인됐다. 과테말라 소방당국은 “1400명의 주민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며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과테말라 외에도 엘살바도르 70명, 멕시코 28명, 니카라과 11명 등 사망자 617명이 확인된 가운데 과테말라 실종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면 최종 사망자는 20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스탠’이 상륙한 멕시코의 경우 4일 동안 64개의 강이 범람해 집 15만6200여 채가 물에 잠겼으며 이재민이 119만 명에 이르렀다고 멕시코 유력 일간지 레포르마가 8일 전했다.
한편 멕시코 기상당국은 5일째 계속되던 폭우가 잦아들고 있지만 다시 쏟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으로 북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파키스탄 출신 근로자들 발동동…국내 구호단체 의료진 급파
파키스탄과 인도 동북부, 아프가니스탄 일대에 발생한 리히터 규모 7.6의 강진으로 사망자가 3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슬람 사원 등에는 이들을 추모하는 피해지역 출신 외국인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국내 구호단체들은 피해지역 지원을 위해 현지 조사를 벌이고 구호단을 파견하는 등 구호 채비를 갖추고 있다.
▽외국인 반응=“라마단(이슬람 신도들의 금식 기간) 중에 이런 참사가 발생하다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파키스탄, 인도 등 피해지역 출신 외국인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들은 이슬람 사원 등에 모여 현지 가족들의 안부를 확인하는 한편 지인들과 함께 지원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파키스탄인 에스 엠 만수르 리지아(32) 씨는 “라마단 중에 이런 사고가 발생해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소식을 듣자마자 파키스탄 카라치 지역에 살고 있는 가족들에게 전화했는데 다행히 피해가 없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파키스탄인 압딜라 타히르 라인(31) 씨도 “지진이 수도인 이슬라마바드를 덮쳐 피해가 컸던 것 같다”며 “죽고 사는 것은 신의 뜻이지만 같은 이슬람 신도로서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인도인 사트야 프라카시(47) 씨는 “한국에 있는 인도인들이 모여 모금 운동을 벌이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한국인들도 남아시아 지진해일 때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우리를 지원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국내 구호단체 지원 준비=국내 구호단체들도 피해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
기독교 민간구호단체인 ‘선한 사람들’은 이란 이라크 지진 참사 현장 구호활동 경력이 있는 구호요원 9명과 의료요원 5명을 9일 현지로 출국시켰다.
굿네이버스는 9일 회의를 열고 의료진 3명과 구호인력 3명으로 팀을 이뤄 이르면 10일 파키스탄으로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월드비전도 조사를 거쳐 의료진을 파견하거나 물자를 보낼 계획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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