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백악관…부시 “에너지 절약보고서 내라”

  • 입력 2005년 10월 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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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이 미덕이긴 하지만 우리의 에너지 정책이 될 수는 없다”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불필요한 운전을 자제해 달라”는 대국민 호소를 내놓은 지 1주일.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참모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뉴욕타임스는 3일자에서 “(지난달 30일) 백악관의 실내 냉방온도가 평상시 화씨 70도보다 2도 높아진 72도(섭씨 22도)로 조절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워싱턴 낮 최고기온은 섭씨 26도였다.

부시 대통령이 “30일 내에 에너지 절약 상황 보고서를 내라”고 지시한 가운데 퇴근 후 사무실의 복사기와 컴퓨터의 전원이 꺼졌다.

백악관 행정실은 “백악관 주차증을 반납하면 워싱턴지하철 무료이용권으로 바꿔 준다”는 방침도 통보했다. 그러나 주차난의 도시 워싱턴에서 ‘부러움의 상징’인 백악관 주차권이 몇 장이나 반납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영구반납은 아니다”라는 행정실의 추가 설명이 뒤따른 점으로 볼 때 반납자가 많지 않았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또 자전거와 오토바이 통근을 독려하기 위해 주차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도 고려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 도심의 백악관에서 동쪽으로 한 블록 떨어져 있는 재무부의 존 스노 장관은 지난주 뉴욕 출장길에 항공기 대신 기차를 탔다. 신문은 “그는 (철도기업 CSX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만큼) 이전에도 종종 기차를 탔던 사람”이란 한 참모의 말을 덧붙였다.

취재기자가 핵심실세인 칼 로브 백악관 비서실 차장에게 에너지 절약 동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e메일로 문의했으나 “(기자 양반) 당신은 뭘 절약했느냐”는 답신이 돌아왔다고 신문은 썼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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