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상징 아웅산 수치여사 가택연금 10년

  • 입력 2005년 9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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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60·사진) 여사가 군사정권에 의해 가택 연금된 지 만 10년이 지났다.

야당인 민주민족동맹(NLD)의 우 아웅 쉐 의장은 27일 창당 17주년 기념식에서 “수치 여사가 가택 연금된 지 오늘로 10년 7일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 화해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정한 정치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국민의 뜻에 따라 즉각 수치 여사를 석방하라”고 당국에 요구했다.

미얀마 독립의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여사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하다 1988년 생명이 위독한 어머니를 만나러 잠시 귀국했다. 군사정권의 폭정에 신음하는 조국의 현실을 보고 바로 민주화 운동의 격랑에 몸을 던졌다.

군사정권의 탄압을 받아 다음 해 7월 가택 연금돼 17년 투쟁 생활 중 10년을 ‘새장 속의 새’ 신세로 지내야 했다.

가택 연금 중에도 NLD를 이끌고 1990년 5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으나 군사정권은 정권 인도를 거부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91년에는 민주화 운동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는 광주인권상을 받았다. 미국 시사전문지 타임이 뽑은 아시아 영웅, 올해 포브스가 뽑은 여성 파워(15위)에 선정되는 등 국제적 관심도 높다.

1995년 연금에서 해제된 뒤에도 수차례 연금과 해제를 반복했다. 1999년 남편이 영국에서 전립샘암으로 숨졌을 때도 출국하면 다시는 귀국할 수 없다는 생각에 눈물만 삼켜야 했다.

2003년 5월 야당 세력과 군정 지지세력 사이의 충돌 직후 3번째 가택 연금된 뒤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를 만날 수 있는 인물은 집안일을 돕는 가정부 2명과 주치의 정도.

올해 6월 19일 그의 60세 생일을 맞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 등이 생일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고 세계 각국의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연금 해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나 군사정권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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