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최악 허리케인 피했다”대피 주민들 속속 집으로

  • 입력 2005년 9월 27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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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리타의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민 250만 명이 대피했던 텍사스 주 휴스턴은 25일부터 일부 시민이 복귀하는 등 속속 정상을 되찾아 가고 있다. 이날 휴스턴과 연결되는 45번, 10번, 290번 등 주요 간선도로는 오후부터 복귀 차량들이 늘어나면서 휴스턴 부근에서는 서행 운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당수 시민이 복귀 날짜를 늦춰 대규모 정체 상태는 되풀이되지 않았다.》

이날 휴스턴 도심에서는 일부 주유소가 차량용 휘발유와 디젤

유 판매를 재개했다. 일부 레스토랑도 발 빠르게 ‘오늘 문 열었음’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영업을 개시해 시민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일부 백화점도 다시 문을 열었다. 휴스턴 공항도 운항을 재개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휴스턴 시내는 복귀한 시민이 많지 않아 한적한 느낌을 줬다. 상당수 시내 중심가 교회는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예배를 보지 않았다.

한때 수몰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전체 시민의 90% 이상이 대피했던 해안도시 갤버스턴도 이날 복귀 시민의 행렬이 이어졌다. 시청은 차량을 동원해 쓰러진 가로수 정리에 나섰고 대부분의 주유소가 영업을 재개했다.

갤버스턴에서 45번 도로를 타고 휴스턴으로 올라오는 길의 해안 쪽에 대규모 정유시설이 눈에 띄었다.

갤버스턴과 휴스턴 부근의 해안 정유시설은 미국 정유 능력의 12%를 차지한다. 언뜻 육안으로 보기에 정유시설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데이비드 폴리슨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은 이날 리타가 멕시코 만의 정유시설에 준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정유시설을 조속히 재가동하기 위한 점검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리타 상륙으로 인한 정유시설의 피해가 예상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제 유가가 뉴욕상업거래소(NYMEX) 시간외거래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25일 리타의 영향을 감안해 예외적으로 일요일에 열린 NYMEX 시간외거래에서 유가는 장중 한때 배럴당 62.65달러로 전 거래일에 비해 최고 2.4%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도 루이지애나 주의 주도(州都) 배턴루지에 있는 FEMA 대책 본부를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부시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을 떠나 25일까지 사흘 동안 리타가 상륙한 4개 도시에서 브리핑을 받으며 현장을 진두지휘했으나 구조 작업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피해 현장은 방문하지 않았다.

공종식특파원 휴스턴-갤버스턴 르포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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