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판 '개똥녀' 美 '변태남' 사진 논란

  • 입력 2005년 9월 7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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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7일자 New York Daily News(출처www.nydailynews.com)에 실린 '변태남'
지난 8월 27일자 New York Daily News(출처www.nydailynews.com)에 실린 '변태남'
뉴욕판 '개똥녀' 사건이 전 세계 인터넷에 다시 '시민 언론(citizen journalism)의 개가냐, 세상의 저급한 파파라치화(paparazziation)냐'라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LA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지하철에서 자신의 개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고 사라진 여성이 디지털 카메라에 찍혀 인터넷상에서 유통됐던 '개똥녀' 사건의 뉴욕판은 이른바 '변태남' 사건.

지난달 중순 뉴욕의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한 남자가 바지 지퍼를 내리고 변태적 행동을 하는 것을 목격한 한 여성이 이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인터넷에 '변태081805'라는 타이틀로 올린 것. 곧바로 스페인에서 호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네티즌이 글을 올렸고 일주일도 안 돼 '변태남'은 음란행위 혐의로 체포됐다.

이 사건은 인터넷 시대를 사는 '영리한 대중의 신속한 정의 구현'의 사례로 찬사를 받았다. 네트워크 전문가들도 이 사건이야말로 디지털 카메라가 장착된 휴대전화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현대 기술이 '시민 언론'으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반면 학자들은 휴대전화 카메라와 보안용 폐쇄회로 TV에 의해 모든 것이 기록되는 세계는 결국 '파파라치화'로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블로거는 "정상적 법체계의 작동 없이 여론재판으로 난도질당하는 추세가 계속된다면 그 남용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우려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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