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소샤 교과서가 역사서술 잘했다”도쿄都 교육委 억지주장

  • 입력 2005년 6월 2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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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東京)도 교육위원회가 극우단체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집필한 후소샤(扶桑社)판 역사교과서를 부각시킨 자료를 지역 내 중학교와 산하 자치단체의 교육위원회에 배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양심적인 시민단체들은 “8월 말로 예정된 중학교 교과서 채택을 앞두고 후소샤 교과서를 일방적으로 편드는 조치”라며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24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도쿄도 교육위는 내년 사용을 앞두고 채택 절차가 진행 중인 각 출판사의 역사 및 공민교과서를 대상으로 주요 항목을 얼마나 많이 기술했는지를 비교 조사했다.

역사교과서의 경우 △역사 인물 △문화유산 △국제관계 및 문화교류 △타민족의 문화와 생활 △도쿄에 관한 역사적 사상(事象) △인권에 관한 문제 등 6개 항목에 걸쳐 조사가 이뤄졌다. 그 결과 후소샤는 역사 인물과 문화유산, 도쿄에 관한 역사적 사상 등 세 항목에서 각각 447개, 484개, 120개의 기술로 1위를 차지했다.

공민교과서에서도 6개 항목 중 △책임과 의무 △법률과 제도 등의 명칭 △현대사회의 사건과 과제 등 세 항목에서 1위에 올랐다.

조사 결과는 단순히 기술 수를 비교한 것으로 교과서 내용에 대한 우열 평가가 아니지만 도쿄도 내의 교육위원회들이 교과서를 채택할 때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도쿄도 교육위는 또 ‘북한에 의한 납치문제’ ‘일본의 영역을 둘러싼 문제’ ‘일본의 문화와 전통’ 등에 관한 서술 내용을 별도로 비교해 상대적으로 후소샤의 장점을 부각시켰다.

민단 청년회 관계자는 “이번 조사 자료는 교과서 채택 과정에서 유무형의 압력이 될 수밖에 없다”며 “‘새역모’ 측이 후소샤 교과서의 채택률을 10%로 올리겠다고 나선 것도 이 같은 측면 지원을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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