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선 최대화두는 이라크戰

  • 입력 2005년 5월 5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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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실시된 영국 하원 선거의 최대 쟁점은 이라크전 참전의 정당성과 참전이 가져온 각종 부작용이었다.

이에 따라 차기 총리는 해외에 파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4일 전했다.

▽총선 기간 중 불거진 문제들=선거 사흘 전인 2일 앤서니 웨이크필드(24) 병장이 이라크에서 저항세력과 교전 중 숨졌다. 이라크전 참전 후 87번째 영국군 희생자였다. 웨이크필드 병장의 부인은 “(남편이 숨진 것은) 이라크에 군대를 보낸 토니 블레어 총리의 잘못”이라고 울부짖었다.

또 이라크전 참전의 적법성 논란을 다룬 13쪽 분량의 문서가 작성 2년여 만인 지난주 폭로됐다.

이어 블레어 총리가 하원의 승인을 받기 1년 전인 2002년 4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참전을 약속한 문서도 공개됐다.

이에 따라 숨진 장병들의 유가족들은 블레어 총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향후 파병, 쉽지 않을 듯=영국 불문헌법에 따르면 군대의 해외파병 결정권한은 총리에게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주로 미국에 협력하는 차원에서 해외파병이 이뤄졌다. 의회도 이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의 의회 경시와 독단적 결정 사례가 잇따라 폭로되고 군인 유족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반(反)블레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그가 부시 대통령에게 참전을 약속한 문서에서 나타난 ‘(이라크) 정권교체’ 표현은 이라크 파병의 정당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내정 간섭을 위한 파병이 아니었느냐는 지적이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크리스토퍼 랭턴 분석가는 “앞으로 총리들은 영국에 직접 위협이 되지 않는 전쟁에 군대를 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5일 영국 내 645개 선거구에서 하원의원 645명을 선출하는 투표가 일제히 실시됐다.

이날 투표는 오전 7시에 시작돼 오후 10시에 끝났으며 첫 개표 결과는 이날 오후 11시45분(한국 시간 6일 오전 7시 45분)경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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