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연쇄 反정부 테러…인권단체 “2만명 불법구금”

  • 입력 2005년 5월 1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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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가 심상치 않다.

무려 지난 5개월간 수도 카이로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0일에는 연쇄테러까지 발생해 외국인 4명 등 최소 10명이 다쳤다. 1997년 이후 사라졌던 테러공격이 지난해 10월 시나이반도 자폭 테러사건 이후 5개월, 지난달 7일 칸 알 칼릴리 시장 부근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지 3주 만에 일어난 것이다.

▽이슬람 무장단체의 부활인가=이집트 내무부는 이날 오후 3시경 이합 유스리 야신이라는 테러범이 3대 관광지 중 하나인 이집트박물관 인근 버스정류장에 폭탄을 던져 외국인 관광객 4명과 이집트인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주범인 야신은 자폭하고 여자 테러리스트 2명은 서로 총을 쏴 숨졌다.

사건 직후 한 이슬람 사이트에는 ‘압둘라 아잠 여단’과 ‘이집트 무자헤딘’이라는 단체가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행동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으나 전문가들은 신빙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집트 국민은 폭발 직전=지난달 이집트 인권단체들은 불법 체포돼 교도소에서 신음하고 있는 이집트 국민이 무려 2만 명에 이르며 이 중 많은 이들이 고문으로 죽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알 자지라 방송은 이날 보안당국 고위간부의 말을 인용해 “이번 테러는 4월 칼릴리 시장 테러 용의자로 최근 당국의 고문으로 숨진 ‘평범한 시민’ 아슈라프 사이드의 사촌과 여동생, 부인이 저지른 것이며 사이드의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분노가 원인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내 최대 이슬람 정치운동 단체인 ‘이슬람 형제단’의 지도자 이삼 알 아리얀 박사는 “보안당국이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정권 유지를 위해 갖가지 방법으로 정치적 탄압을 일삼아 국민들은 폭발 직전”이라고 주장했다.

카이로대 하산 나파(정치학) 교수도 “이집트 국민은 희망을 잃고 절망에 빠져 있다”면서 “특히 절망에 빠진 10대들이 자살폭탄과 같은 어리석은 행동을 저지를 우려가 있다”고 걱정했다.

1990년대 이후 이집트 내 주요 테러사건
발생 시기내용범인
1992∼1997년97년 11월7일 남부 유적도시 룩소르에서 총격, 외국인 관광객 58명과 이집트인 4명이 사망하는 등 92년 이후 총 9건의 테러로 외국인 103명과 이집트인 7명 희생이슬람 무장단체‘제마 이슬라미야’
2004년 10월7일시나이반도 타바 힐튼 호텔 등에서 연쇄 폭탄테러 발생, 이스라엘인 등 34명 사망?
2005년 4월7일카이로 칸 알 칼릴리 시장 인근에서 자살폭탄테러로 외국인 관광객 3명 사망?
2005년 4월30일이집트 박물관 인근과 사이다 아이샤 사원 부근 연쇄테러로 외국인 4명 등 최소 10명 부상?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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