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빈 대사 “역사 부정한 日 사과해야”

  • 입력 2005년 4월 8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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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빈(李濱·사진) 주한 중국대사는 8일 “일본이 역사를 똑바로 인식하고 사과할 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대사는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을 마친 뒤 박용성(朴容晟) 대한상의 회장이 “최근 한일 간에 불편한 관계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한중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묻자 “사실상 일본이 역사를 부정하고 우경화(右傾化)로 가는 것에 대해 중국에서도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를 거울로 삼아 전향적으로 대일관계를 처리해야 한다는 게 중국 정부의 원칙”이라며 “일본이 가해자 입장에서 반성할 건 반성해야 피해국들로부터 이해와 존경을 받을 수 있으며 정상적인 나라로 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손잡고 같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리 대사는 또 “한일 간에 영토와 교과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중일 간에도 댜오위(釣魚) 섬(일본명 센카쿠열도) 영토 분쟁과 교과서 문제가 있다”며 “한중 양국이 똑같이 바라고 있는 건 역사의 잘못을 잘 인식하고 한중 양국 국민들의 이해를 받아야 서로 발전할 수 있는데 일본이 이런 식으로 가면 어려움이 많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어 “한중일 삼국(三國) 학자들이 교과서 문제를 합리적으로 편성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문제는 일본이 역사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이런 좋은 생각들이 꿈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도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생각은 어떤 것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는 “그 부분에선 한국과 일본 어느 편에 설 수도 없다”면서 “다만 공동 개발 등 좋은 협력 방안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중립적인 자세를 보였다.

리 대사는 “과거 덩샤오핑(鄧小平)이 1980년대에 일본을 방문했을 때 댜오위 섬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후손들이 잘 알아서 해결할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며 예민한 부분을 피해갔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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