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서부대개발]SOC구축 ‘괄목상대’-빈부해소 ‘지지부진’

  • 입력 2005년 4월 4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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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가 사업에 직접 투입한 자금 4600억 위안(약 55조2000억 원), 지방교부세와 사업보조금 등 간접지원금 5000억 위안(약 60조 원).

중국이 서부를 개발하기 위해 2000년부터 올해 초까지 쏟아 부은 액수다.

중국 정부가 낙후된 서부를 발전시켜 동서 간 빈부 격차를 줄인다는 목표 아래 실시하고 있는 ‘서부 대개발’ 정책. 쓰촨(四川) 구이저우(貴州) 윈난(雲南) 간쑤(甘肅) 산시(陝西) 성과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광시(廣西)좡족자치구 등이 그 대상 지역으로, 중국 전체 면적의 70.5%에 이른다.

50년짜리 대사업 가운데 기초적인 사회간접자본(SOC) 구축 단계인 첫 5년이 이제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빈부격차를 줄인다는 목표는 제대로 이뤄졌을까.

▽인프라는 ‘화려’=100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입한 만큼 SOC는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

서부 지역의 고속도로는 2003년 현재 7069km로 서부 대개발 정책 이전인 1999년(2529km)에 비해 2.8배로 늘었다. 일반포장도로도 같은 기간 23% 늘어나 5318km가 됐다.

2003년 인터넷 사용자 수는 708만 명으로 1999년의 26배로 대폭 늘었고, 휴대전화 사용자도 같은 기간 6배 이상 늘어났다.

SOC가 갖춰지면서 경제 상황도 나아지고 있다. 2003년 서부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은 2764억 달러로 1999년에 비해 1.5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대외무역 총액도 2배로 뛰었다.

▽내실은 ‘빈약’=하지만 정작 주요 목표였던 동부와의 ‘빈부 격차 해소’는 이루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궈징지(中國經濟)시보가 지난달 10일 여론 조사한 결과 “서부 대개발 정책 추진 이후 동서 지역 격차가 더 커졌다”는 응답자가 60%를 넘어섰다.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서부 지역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이미 산업 인프라가 갖춰진 동부는 서부보다 더 빠르게 발전했기 때문이었다.

신문에 따르면 동서부 지역 간의 경제성장률 격차는 1999년 2.54%포인트에서 2002년 8.39%포인트로 벌어졌다. 1인당 GDP는 1998∼2002년 서부가 33%(498달러에서 663달러) 늘어난 데 비해 동부는 41%(1212달러에서 1704달러)나 증가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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