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크-슈뢰더, 이라크反戰 공조이어 노동시장 개방반대 관철

  • 입력 2005년 3월 24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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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와 시라크. -동아일보 자료사진
슈뢰더와 시라크. -동아일보 자료사진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외교무대에서 손발이 척척 맞는 파트너다.

축구에 빗대자면 서로 어시스트해 주고 골을 넣는 최상의 투톱이고, 테니스로 치자면 환상의 복식조다. 유럽연합(EU) 내에서 두 정상의 공조 체제는 늘 위력을 발휘해 왔다. 이라크전쟁을 놓고 미국에 반대할 때도 한 명이 목소리를 높이면 다른 쪽이 거들어 효과를 배가시켰다.

22,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은 ‘협력 수비’로 위기를 가뿐히 넘겼다. 이번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 중 하나는 역내 국가간 서비스 시장을 개방하는 문제였다. EU 집행위원회와 영국, 동유럽권 국가들은 빠른 시일 내에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스본 프로젝트’는 2010년까지 역내 서비스 및 용역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자국 근로자들의 반발을 우려한 시라크 대통령은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며 반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노동시장 개방 소식이 들리면 5월로 예정된 프랑스의 유럽헌법 투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압박했다. 슈뢰더 총리도 “시장 개방은 필요하지만 자국 고용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시라크 대통령을 두둔했다. 결국 정상회의는 두 사람의 주장을 수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지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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