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만, 中 반국가분열법 제정후 군사협력 노골화

  • 입력 2005년 3월 21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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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의 반국가분열법 제정 이후 대만과의 군사협력을 노골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잠수함 봉쇄에 대비해 대만에 사전매복 지점을 선정해 주고 올해 대만 군사훈련에 처음으로 미일 합동 군사고문단을 파견해 전략전술을 직접 전수하고 있는 것.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양안 긴장을 명분으로 과거 중국과 대만 간에 취해온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한 것"이라며 "지난달 미일 외무국방장관에서 대만해협을 공동 전략목표로 설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잠수함 매복지점 선정=대만과 미국은 양안전쟁 발발시 중국이 대만섬 주변을 16개 해역으로 나눠 잠수함을 동원한 해양봉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잠수함 봉쇄해역은 수심이 깊은 대만섬 동부에 집중돼 있다. 수도 타이베이(臺北)의 생명줄인 지룽(基隆)항과 남부 최대항구인 가오슝(高雄)항에는 각각 2개 봉쇄해역이 설정돼 있다. 각 봉쇄해역은 어뢰 사정거리인 4해리(약 7.4㎞)의 2¤4배 넓이. 중국은 16개 봉쇄해역 바깥의 타이베이 비행정보구역을 포함한 6개 해역에 예비 봉쇄해역을 설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만은 중국 잠수함이 출몰할 것으로 예상되는 10개 해역에 사전매복 지점을 설정했다. 이는 대만섬 해저지형을 잘 아는 미국의 선정으로 결정됐다.

문제는 대만의 잠수함 전력이 중국에 비해 현저히 열세라는 점이다. 중국이 70여척의 잠수함을 보유한 반면 대만은 4척의 잠수함 중 실제 동원할 수 있는 것은 2척 뿐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대만에 8척의 미국제 잠수함 구입을 서두를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훈련 훈수=대만군은 지난 주부터 미일 군사대표단의 지도로 싱가포르군과 함께 동맹군 형식의 연합작전 훈련을 습득하고 있다. 좁은 국토 때문에 매년 대만에서 훈련장을 빌려온 싱가포르군이 올해 처음으로 대만군의 연례 최대훈련인 한광(漢光)연습에 합류했다. 동맹군 형식의 훈련은 유사시 미군과 일본군의 대만 상륙을 상정한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만군과 싱가포르군은 현재 타이난(臺南)에서 합동 병영훈련을 벌이고 있으며 이달 말 남부의 3군 합동훈련장으로 이동해 실병력을 동원한 연합훈련에 돌입한다. 미일 군사고문단은 또 타이베이 헝산(衡山) 지휘소에서 대만군의 컴퓨터 워게임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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