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토분쟁 2題]센카쿠열도 “붙어보자” -난사군도 “풀어보자”

  • 입력 2005년 3월 15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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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곳곳에 영토 분쟁이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釣魚 섬)에 일본이 자위대를 배치하기로 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반해 또 다른 영토 분쟁 지역인 난사(南沙)군도의 관련국인 중국 등 3개국은 이 해역에서 해저 자원을 공동 탐사하기로 합의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던졌다.

▼센카쿠열도 인근에 日자위대 파견계획▼

일본 방위청이 중국과 영토 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尖閣) 열도를 겨냥해 인접한 섬에 육상 자위대 병력을 주둔시킬 계획이라고 도쿄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을 확실히 하려는 의도지만 중국 측의 거센 반발로 중일 관계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방위청이 자위대 주둔지로 검토 중인 지역은 오키나와(沖繩) 남쪽의 섬으로 센카쿠 열도와 가까운 이시가키(石垣) 섬과 미야코(宮古) 섬. 두 섬 중 한 곳에 중대 규모(200명)의 자위대 병력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육상 자위대의 최남단 부대가 오키나와 본토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위대의 ‘대(對)중국 저지선’을 대만과의 경계선 바로 위까지로 전진 배치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신(新)방위계획 대강’에서 “중국의 군 현대화와 해양 활동범위 확대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을 겨냥한 바 있다. 이 대강에 따라 오키나와에 있는 1500명 규모의 제1혼성단을 2000명 규모의 여단으로 확대 개편하면서 신설되는 1개 중대를 센카쿠 열도 부근에 배치한다는 것.

일본 정부는 지난해 중국 원자력 잠수함의 영해 침범과 중일 접경 해역에서 중국의 가스전 개발 등이 잇따르자 해상경비 강화책을 서둘러 왔다.

자위대는 또 중국과의 군사력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오키나와 기지의 F-4 전투기를 항속거리가 길고 공중급유 기능을 갖춘 F-15기로 교체하기로 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난사군도 공동개발▼

남중국해 난사 군도를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여 온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3국이 난사 군도를 포함한 남중국해 해저자원에 대한 공동 지질탐사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14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해양석유공사 등 3국 국영 석유회사는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회담을 갖고 앞으로 3년 동안 이 해역의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을 확인하기 위해 공동 지질탐사를 실시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당사자들은 “탐사 비용을 공동 부담하고 탐사 자료도 공유하기로 했다”며 “이는 정치와 영유권 분쟁을 배제한 경제적 계약”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에너지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 각국이 자원 개발 협력을 통해 영유권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빈센트 페레즈 필리핀 에너지 장관은 “이번 합의는 (중동 등으로부터) 아시아의 에너지 독립을 향한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수백 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난사 군도는 약 300억 t의 원유와 450억 t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원의 보고이자 서태평양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해상 요충지. 중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6개국이 전부 혹은 일부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50개의 섬을 분쟁국들이 점유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 간에는 1988년과 1992년 두 차례 해상 무력충돌이 벌어지는 등 크고 작은 분쟁이 계속되어 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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