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후진타오 중앙군사위 주석 선출…“평등실현” 어디로

  • 입력 2005년 3월 13일 18시 41분


매년 봄철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12일 끝난 데 이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도 14일 폐막된다.

올해 ‘량후이(兩會·전인대와 정협)’의 최대 포인트는 반국가분열법 제정, 둥젠화(董建華)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의 사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권력승계 완결 등으로 요약된다.

▽후 주석의 권력공고화 작업 가속=후 주석은 제10기 전인대 3차회의 폐막 전날인 13일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선출됨으로써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그림자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

사실상의 권력승계 절차는 지난해 9월 장 전 주석으로부터 당중앙군사위 주석직을 물려받음으로써 끝났지만 장 전 주석의 ‘마지막 모자’를 벗김으로써 명실상부한 국가 최고지도자로 자리매김한 것.

이를 반영하듯 후 주석은 이날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 취임사에서 대만과의 통합문제를 거론하면서 “중국은 영토 및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전쟁 가능성에 확실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밝혔다.

후 주석의 권력 공고화 작업도 이번 전인대를 계기로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후 주석이 당 총서기직을 물려받은 2002년 11월만 해도 상하이방(上海幇)이 9인 정치국 상무위원 중 6명을 차지하며 장 전 주석의 영향력 아래 있었으나 최근 이 6명 중 4명이 친(親)후진타오 또는 중립으로 돌아섰다는 것.

후 주석은 올해 중앙과 지방간부 300명 이상을 바꾸는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한다.

군부에 짙게 드리워진 장 전 주석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해 인민해방군 중심 인물인 차오강촨(曹鋼川) 국방부장 겸 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비롯해 군 원로급 인사를 전면 퇴진 시키는 등 군부개혁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통치 슬로건=후 주석은 이번 전인대를 통해 ‘조화로운 사회(和諧社會·和諧는 사회적 갈등을 조화롭게 조정한다는 뜻)’라는 새로운 국정이념을 내세워 장 전 주석과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덩샤오핑(鄧小平)과 장쩌민으로 이어지는 성장우선주의 일변도에서 벗어나 공산주의 중국의 집권 이념인 ‘평등’을 실현하자는 것이다.

이는 역으로 개혁개방 20여 년 동안 심화된 빈부격차와 지역격차, 부정부패가 공산당의 집권기반을 위협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홍콩의 ‘얼굴’ 교체=정협은 제10기 3차회의 폐막일인 12일 홍콩특구의 둥 행정장관을 정협 부주석으로 선출하고 도널드 창(曾蔭權·쩡인취안) 정무장관을 행정장관 대리로 임명했다. 이로써 홍콩은 1997년 7월 1일 홍콩 주권 반환 이후 8년 만에 얼굴을 바꾸게 됐다.

창 장관대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만 문제는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제도) 원칙 아래 홍콩 식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중국 중앙정부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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