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전신화상 극복 美소넨버그씨,박성주군과 희망의 악수

  • 입력 2005년 1월 26일 18시 13분


코멘트
전신화상의 고통을 극복한 실화 ‘조엘 스토리’의 주인공 조엘 소넨버그 씨(오른쪽)가 26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는 박성주 군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전신화상의 고통을 극복한 실화 ‘조엘 스토리’의 주인공 조엘 소넨버그 씨(오른쪽)가 26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는 박성주 군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어떤 경우에도 희망을 잃지 않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희망을 버리고 자신을 포기할 때 그때가 바로 모든 걸 잃는 때입니다.”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 메리어트 호텔 1층 비즈니스센터에서는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은 ‘다른’ 외모를 가진 두 사람이 소중한 만남을 가졌다.

생후 20개월에 교통사고로 전신화상을 입고 50여 차례의 수술 끝에 기적처럼 살아남은 ‘세계 화상환자의 희망’ 조엘 소넨버그 씨(26·미국)가 자신과 비슷한 사고를 당했던 박성주 군(10·대전 신탄진초교 3년)을 격려차 만난 것.

박 군은 소넨버그 씨와 여러 면에서 닮은꼴이다. 생후 14개월 때 아버지를 잃는 가스폭발사고로 화상을 입어 얼굴을 비롯한 온몸에 흉터가 남았다. 손가락이 들러붙는 바람에 제거수술을 받아 왼손은 손가락 2개만 남았고, ‘조막손’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닮은 점은 두 사람 모두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는 것. 소넨버그 씨가 학생회장도 역임하고 농구나 산악자전거에 도전했던 것처럼 박 군 역시 ‘한국의 소넨버그’를 꿈꾸며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지금까지 14차례 수술을 받은 박 군은 이식한 피부가 자라지 않아 앞으로 몇 차례 더 수술이 필요한 상태. 그러나 가족이라곤 갑상샘 종양을 앓는 할머니와 누나 희주 양(13)이 전부인 박 군은 후원회인 ‘조막손 성주의 희망만들기’ 회원들이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지만 형편은 쉽게 나아지질 않고 있다.

하지만 소넨버그 씨를 만난 박 군의 표정은 그 누구보다 행복했다. 박 군이 “형처럼 되고 싶다”며 자신의 사진이 담긴 열쇠고리와 야구모자를 건네자 소넨버그 씨 역시 “한국에서 받은 최고 선물”이라고 기뻐하며 준비한 장난감 로봇을 박 군에게 선물했다.

내내 다정히 손을 잡고 얘기를 나눈 두 사람은 박 군이 성인이 되면 꼭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소넨버그 씨는 “용기를 잃지 말고 남들을 위해 봉사하는 어른이 돼라”며 박 군을 꼭 껴안았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