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뜬다…美 국가정보委가 본 2020년 지구촌

  • 입력 2005년 1월 1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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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및 대만 위기가 2020년까지 국제사회의 전면에 부상할 것이라고 미국 정보기구들의 싱크탱크인 국가정보위원회(NIC)가 13일 정례 보고서에서 전망했다.

NIC는 또 한국 가수들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인도 영화업계(일명 볼리우드)가 할리우드의 명성을 능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자문역을 맡고 있는 정보 분석가들로 구성된 NIC는 1000여 명의 전문가 자문과 30차례의 회의를 통해 얻은 결론을 ‘지구의 미래 지도’라는 제목의 120쪽짜리 보고서에 담았다.

▽아시아=일본, 미국, 중국의 관계는 한반도 및 대만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와 중국의 부상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미국은 중국이 민족주의로 무장한 채 전략적 경쟁자로 등장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양국은 점차 적대 관계가 될 것이다.

중국은 서부 국경지대 분리주의 세력의 무장 소요에 직면하게 된다. 동남아 국가에서는 분리주의자들의 반란과 테러로 폭력 사태가 격화될 것이다. 한국과 중국은 앞으로 15년 동안 인구증가율 감소와 고령화를 경험할 것이다.

중국의 국민총생산(GNP)은 2020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되고, 인도의 GNP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를 웃돌 것이다. 중국과 인도의 부상은 19세기 독일, 20세기 초 미국의 강대국 등장과 맞먹는 현상이다.

▽세계정세=미국의 힘이 줄어드는 대신 아시아 강국들이 부상하고 산발적인 테러가 늘어날 것이다.

국제 테러조직은 앞으로도 쇠퇴하지 않을 것이다. 이라크 분쟁으로 새로운 전사들이 태어나며 이들은 세계화 물결을 타고 각지에서 새로운 요원을 모집해 점차 알 카에다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 테러조직이 인터넷에서 습득한 기술을 이용해 생물무기와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

2020년까지 세계경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지만 분배는 고르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세계화의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4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인도와 중국을 필두로 세계경제가 성장해 서구 일변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둘째, ‘팍스아메리카나’로 미국이 계속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셋째, 급진 이슬람 세력이 부추긴 국제적 이념운동이 세계화에 도전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사생활을 침해하는 보안조치가 판치는 공포의 세상이 될 수도 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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