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셴코 “내년 러 방문”…우크라 정권인수 착수

  • 입력 2004년 12월 29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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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우크라이나 야당의 빅토르 유셴코 후보는 여당의 선거결과 불복 선언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정권 인수 작업과 함께 차기 정부 구성에 착수했다.

유셴코 후보는 28일 지지자들에게 “내년 1월 10일 이후에 수도 키예프 중심의 독립광장에서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겠다”고 밝혔다. 독립광장은 지난달부터 유셴코 후보 지지자들이 여당의 선거 부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시작한 곳이다.

유셴코 후보는 31일 밤 지지자들과 함께 이곳에서 새해를 맞이할 예정이다.

유셴코 후보는 자신의 집권에 반대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내년 2월 모스크바를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여당 후보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직 유지 선언에 이어 각의를 열려고 시도하고 있으나 유셴코 후보 지지자들이 “야누코비치 총리 내각은 이미 합법성을 잃었다”며 정부청사를 봉쇄하고 있어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중앙선관위는 이날 “개표가 완료된 결과 유셴코 후보가 51.99%를 득표해 44.19%를 얻은 야누코비치 후보를 7.8%(약 230만 표)차로 눌렀다고 발표했다.

선관위는 야누코비치 후보 측이 이번 투표 결과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일단 유셴코 후보에 대한 당선자 확정 발표를 보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선관위나 대법원에서 야누코비치 후보의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유셴코 후보를 지원해 온 서방 국가들은 이미 유셴코 후보의 집권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이날 유셴코 후보에게 축전을 보내 “이번 선거 결과는 우크라이나가 법치국가적 질서 속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독일 방문을 요청했다.

앞서 베니타 페레로 발트너 유럽연합(EU) 대외관계 집행위원도 “이번 대선으로 우크라이나와 EU 간 협력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환영했다.

키예프=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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