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대통령인줄 착각하는 후세인

  • 입력 2004년 12월 20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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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파와 종족 쪼개려는 美의 덫에 빠지지 말고 똘똘 뭉쳐 맞서 싸워라'
'종파와 종족 쪼개려는 美의 덫에 빠지지 말고 똘똘 뭉쳐 맞서 싸워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16일 요르단인 칼릴 알 둘레이미 등 변호인단과 4시간 이상 만났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라크 정국에 대해 꼼꼼히 묻고 이라크의 앞날을 걱정했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19일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체포돼 바그다드 인근 미군 수감시설로 옮겨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변호인단과의 접견이었다.

특히 그는 마치 자신이 아직도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이라크 대통령인 양 이라크 국민들의 단결을 호소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둘레이미 변호사는 “후세인은 ‘쿠르드족과 아랍인, 시아파와 수니파, 기독교인 모두 이라크를 종파와 종족으로 쪼개 놓으려는 미국의 음모와 맞서 싸워야 하는 이라크 국민’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레바논인 부쉬라 칼릴 변호사는 “후세인 전 대통령은 이라크와 아랍인들은 일치단결해 이라크를 분열시키려는 미국의 ‘구호의 덫’에 빠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저항을 부추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후세인 전 대통령은 최근 이라크 정국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라크 국민들이 내년 1월 30일 총선을 신중히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둘레이미 변호사가 전했다.

둘레이미 변호사는 “후세인 전 대통령은 가로 3m, 세로 5m 크기의 독방에 수감 중이며 외부와 완전 차단돼 이라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서 “지난해 구속 이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위원들만 4차례 면담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후세인의 육체적 건강과 정신력은 양호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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