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셴코 독살기도說은 사실 “대선유세때 누군가 독극물 주입”

  • 입력 2004년 12월 9일 0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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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야당 지도자 빅토르 유셴코 대선 후보가 유세 도중 ‘독극물 암살’을 당할 뻔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신문은 유셴코 후보를 진단했던 오스트리아의 니콜라이 코르판 박사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누군가가 대선 유세 기간 중에 의도적으로 유셴코 후보에게 독을 넣었기 때문에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며 “독극물은 생화학 물질이거나 희귀 독약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코르판 박사는 “독극물은 음식이나 물, 주사 등을 통해 주입됐을 것”이라며 “유셴코 후보를 다시 한번 검사해야 정확한 독극물 내용을 알겠지만 그를 죽이려는 암살 기도가 있었던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셴코 후보에 대한 독살 의혹설이 불거져 나온 것은 그가 복통으로 오스트리아 빈의 루돌피네하우스 병원에 입원한 9월 초부터다. 이후 유셴코 후보는 급성췌장염, 바이러스 피부염, 좌측 안면 신경마비 증상 등을 겪었다. 혈색 좋던 그의 낯빛은 창백해졌고, 매끈하던 피부도 우툴두툴해졌다.

만약 독살 기도가 사실로 드러나면 대선 경쟁자였던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는 이달 26일 재선거에서 다시 격돌할 예정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의회(라다)는 이날 야당 측이 내놓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해산안과 여당의 대통령 권한 축소안을 동시 의결했다.

이는 지난달 대선 결선투표 이후 계속되는 선거 부정 시비를 둘러싼 정국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여야 양측의 주장을 모두 수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셴코 후보는 대선 결선 재투표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중앙선관위를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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