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AAA 타당성 논란

  • 입력 2004년 12월 8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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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쌍둥이 적자’(재정적자+무역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이 국채 신용등급을 최상급인 ‘트리플A(AAA)’로 유지하는 데 대해 의문이 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7일 보도했다.

미국은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1917년 처음으로 국채 신용등급을 매긴 이후 지금까지 줄곧 트리플A를 유지해 이 등급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신생 신용평가업체 이건-존스 레이팅스는 3일 미국의 신용등급이 현행보다 두 단계 낮은 ‘더블A(AA)’로 떨어져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해 논쟁을 촉발했다.

이 회사의 션 이건 사장은 “미국 정부가 달러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는 점을 신용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더블A가 되면 미국 국채 신용등급은 캐나다 영국 프랑스에 뒤지게 된다.

미국 최대의 채권 뮤추얼 펀드인 퍼시픽 투자관리(핌코)의 윌리엄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도 “미국의 신용등급이 트리플A라는 것은 미국이 장기간에 걸쳐 안정된 통화로 부채를 상환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이는 더 이상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는 미국 경제의 규모가 크고 빨리 성장하고 있으며 부채를 자국 통화로 갚을 수 있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무역적자나 재정적자는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 신문은 현재로선 가능성이 극히 낮지만 미국의 신용등급이 한두 단계라도 미끄러지면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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