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아난 밀어내기 직접나서…국제외교가는 아난 지지

  • 입력 2004년 12월 5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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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을 둘러싸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갈등을 빚어 온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이라크 ‘석유-식량프로그램’ 스캔들을 계기로 아난 총장을 직접 공격하기 시작했다.

부시 대통령은 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벌어진 모든 일이 명명백백하게 공개되는 것이 유엔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는 미국의 납세자들이 유엔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관련해 의혹 규명과 유엔에 대한 미국의 재정지원을 연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스캔들을 ‘아난 총장 밀어내기’의 무기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4일 일부 미국 관리들이 “행정부 내 보수적 관리들은 아난 총장 퇴진을 요구하기로 했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추진하면 역풍이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 고위 관리가 “최종 결정은 아난 총장이 얼마나 강력하게 조사를 진행하느냐, 아니면 그가 미국의 우려에 순응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압박에 맞서 국제 외교가에는 아난 총장 지지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가 아난 총장 지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1일엔 한국 아르헨티나 알제리 이집트 이탈리아 멕시코 파키스탄 스페인 터키 등의 유엔 주재 대사들은 회동을 갖고 지지 대열에 동참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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