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권력투쟁…아바스 vs 하마스

  • 입력 2004년 11월 22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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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선거정국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내년 1월 9일 치러지는 자치정부 수반 선거 후보는 물론 하마스 등 각종 세력이 영향력 확보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하마스의 전략=팔레스타인 최대 과격 무장단체인 하마스는 20일 “자치정부 수반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30% 정도 지지기반을 확보한 하마스가 수반 선거에선 후보자를 내지 않는 대신 자신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줄 후보를 밀고 총선을 노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마스의 가자지구 최고지도자 마무드 자하르의 의회 해체와 총선 실시 주장은 이를 뒷받침한다. 자하르는 17일 “4년 전 이미 임기가 끝난 의회는 더 이상 존재의 정당성이 없으니 즉각 해체하고 수반 선거와 함께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은 수반 선거와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차기 수반 1순위 후보와 하마스의 주도권 장악을 위한 ‘기(氣)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 5개 팔레스타인 단체가 가세했다.

1996년 선거 당시 참여를 거부했던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 팔레스타인해방민주전선(DFLP) 등 급진단체, 투쟁전선, 국민당, 민주연맹(FIDA) 등은 최근 가자지구에서 만나 단일 후보를 내기로 합의했다. 이들 역시 아바스 의장에게 수반 선거와 함께 총선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드러나는 후보군=20일 수반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이후 하마스를 공동 창설한 탈랄 시드르와 반 부패운동가이며 정치학 교수인 압델 사타르 카심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아바스 의장은 PLO 최대 정파인 파타운동의 공식 지명을 기다리고 있다.

종신형을 받고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마르안 바르쿠티도 파타운동 소장세력의 지지를 업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르쿠티는 파타운동 내에서 예비선거를 치르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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