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파트 사망임박]최대 60억달러 누구 손에…

  • 입력 2004년 11월 10일 18시 19분


코멘트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부인 수하 알타윌 여사. 막대한 유산의 상속자인 알타윌 여사가 팔레스타인 수뇌부를 포함한 외부인의 병실 접근을 끝까지 차단하자 그 배경을 놓고 갖가지 억측이 나돌고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부인 수하 알타윌 여사. 막대한 유산의 상속자인 알타윌 여사가 팔레스타인 수뇌부를 포함한 외부인의 병실 접근을 끝까지 차단하자 그 배경을 놓고 갖가지 억측이 나돌고 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수하 알타윌 여사는 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누워 있는 병실 문을 마지막까지 틀어쥐고 외부인의 접근을 막을까.

이에 대해 자신과 같은 성향의 과격파들이 후계구도 다툼에서 유리한 국면을 갖게 하기 위한 ‘시간 벌기’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아라파트 수반의 막대한 은닉재산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라파트 수반은 지난주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45억∼65억달러(약 4조9500억∼7조1500억원)에 이르는 재산을 알타윌 여사가 상속토록 하는 유서에 서명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세계 9위 부호 지도자=아라파트 수반의 은닉재산은 최소 2억달러(약 2000억원)에서 최대 65억달러로 추정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그를 세계 9위의 부유한 국가지도자로 꼽기도 했다.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아라파트 수반이 1965년 스위스 은행에 첫 비밀계좌를 개설해 5만달러짜리 수표를 예치했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스위스,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카리브해의 조세피난처 케이맨제도 등에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에 여러 호텔과 휴양지를 보유했고 튀니지와 알제리 이동전화회사의 주요 주주라고 알 자지라는 덧붙였다.

그의 재산은 중동국가 및 미국 유럽 등의 기부금과 팔레스타인 주민의 세금으로 조성됐다. 이와 관련해 ‘팔레스타인 민족기금’ 사무총장을 지냈던 자와드 구세인은 “12년간 매달 750만∼800만달러를 아라파트의 개인 계좌로 예치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은 1995∼2000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수입 9억달러(약 9990억원)가 사라졌다고 공표하면서 11억달러(약 1조2210억원)가 아라파트 수반의 ‘특별 계좌’로 흘러들어 갔다고 지적했다.

▽알타윌 여사의 속셈은=외신들은 적어도 10억달러(약 1조원)가 예치된 은행 계좌와 비밀번호가 재산의 향방을 좌우할 열쇠라고 전하고 있다. 아라파트 수반이 입을 열지 않고 죽는다면 이 예금은 은행에 귀속될 수도 있다.

외신들은 아라파트 수반이 2002∼2003년 1140만달러(약 127억원)를 알타윌 여사의 프랑스 계좌로 송금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사정당국은 올해 초 이 송금 명세를 조사하기도 했다.

알타윌 여사는 2001년 가자지구를 떠난 뒤 파리의 최고급 호텔에서 지내 왔다. 호화 자동차와 빌라 등도 소유했다. 이런 초호화 생활은 아라파트 수반의 은닉재산 덕택에 가능했다는 게 정설이다.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아라파트 수반의 은닉재산이 당연히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돌아와야 한다고 믿고 있다. 당장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올해 말까지 필요한 인건비 2억2500만달러(약 2498억원)를 마련하지 못할 만큼 절박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