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당한 日 인질 시체 성조기에 싸 유기

  • 입력 2004년 11월 1일 16시 11분


이라크에서 무장집단에 참수당한 일본인 고다 쇼세이(香田證生)씨의 시신은 미국 국기인 성조기에 싸여 유기된 것으로 밝혀졌다.

1일 아사히는 이같이 보도하면서 이라크 무장집단이 일본을 '미국의 앞잡이'로 보고 적대시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무장집단은 그간 미국 정보기관이나 기업을 위해 일한 사람을 살해해 시신을 성조기로 싸 유기한 적이 있다.

따라서 이번 범행은 일본 정부가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대미(對美)추종 일변도의 정책을 펴온 데 대한 분명한 경고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 작년 11월 차량 이동중 총격을 받고 숨진 외교관 2명, 5월에 살해된 자유기고가 2명의 경우와 이번 피살은 전혀 성격이 다른 사건임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고다씨는 이라크에 입국하기 전 이스라엘에 머문 적이 있어 무장집단이 여권을 통해 이를 확인한 뒤 미국의 첩자로 오인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일본 언론 매체는 전했다.

현재 바그다드에 안치된 시신은 1일 미군기 편으로 쿠웨이트로 옮겨진 뒤 2일 경 일본으로 이송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는 1일 '너무나 무거운 이라크의 현실'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무장집단의 살해위협에도 불구하고 고이즈미 총리가 자위대 철수를 거부한 것은 피치 못할 결단이었다 해도 자위대의 이라크 주둔을 연장하는 것은 의문시 된다"며 철수를 주장했다. 당초 비전투지역이란 정부 판단과 달리 현지 치안이 극도로 나쁜데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63%가 12월 14일로 끝나는 파견 시한의 연장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아사히는 강조했다.

한편 사마와 자위대 주둔지에는 1일 새벽 4시경(일본 시간) 커다란 폭발음이 1회 들려 지난달 22일에 이어 기지 안에 포탄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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