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 2004]조지 소로스 “부시 낙선운동에 올인”

  • 입력 2004년 10월 12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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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때려눕힐 수 있을까?’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근호(18일자) 표지에 세계 금융계의 큰손 조지 소로스(74·사진)의 사진을 싣고 이런 질문을 던졌다.

뉴스위크는 세계 금융계를 좌지우지하는 소로스씨가 ‘부시 떨어뜨리기’라는 새로운 실험을 통해 미국 정치의 지형을 바꾸려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뉴스위크는 소로스씨의 ‘부시 때려잡기(Beat Bush)’가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부시 대통령이 재선되더라도 소로스씨는 그의 ‘지갑’으로 반(反)부시 캠페인을 계속할 것이라고 썼다.

소로스씨는 왜 이렇게 ‘부시 때리기’에 올인하는 것일까.

▽끝없는 소로스씨의 정치 실험=소로스씨는 부시 대통령을 패배시키기 위해 11월 2일 대선까지 2500만달러(약 286억7500만원)에 이르는 사재를 털어넣기로 했다. 비판자들은 “민주주의에 좋지 않다”고 우려하지만, 소로스씨는 “부시가 당선되는 것이 더 나쁘다”고 반박한다.

소로스씨가 반(反)부시의 기치를 내건 것은 9·11테러 직후 부시 대통령이 상하 양원합동 연설에서 “우리와 함께하지 않으면 모두 적”이라고 말한 직후부터라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그는 자신을 ‘열린사회의 주창자’로, 부시 대통령을 ‘열린사회의 적’으로 규정하면서 “열린사회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유대계인 그가 부시 정부의 대이스라엘 정책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소로스씨의 일차적인 목표는 부시 대통령의 낙선.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진보정치 재건이 목표라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소로스씨가 돈으로 미국의 좌파를 부활시키려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이념전쟁 양상으로 비화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소로스씨는 “나는 항상 중간에 위치하고자 한다”며 “다만 중간지대가 극우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우려가 생겼기 때문에 이를 되돌리려고 한다”고 ‘좌파 재건 기도론’을 일축했다.

▽대선 후원금 논란=그가 본격적인 부시 낙선운동에 나서자 공화당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공화당은 대선모금법의 허점을 이용해 소로스씨가 민주당을 돈으로 사려고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데니스 해스터트 미 하원의장(공화당)은 소로스씨가 국제마약조직에서 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보수단체 웹사이트 ‘고푸사(GOPUSA)’에는 ‘소로스씨는 사탄’이라거나 ‘헝가리에서 태어난 샤일록의 후예’라는 인신 공격성 글까지 등장했다.

사실 공화당의 주장처럼 ‘대선모금법의 구멍’이 없었다면 소로스씨의 실험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미국 선거법 527조는 “후보와 공식적인 접촉이 없으면 선거자금을 모금, 집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인적인 정치헌금은 2000달러를 넘을 수 없지만 527조를 활용하면 제한 없이 후원금을 정치단체에 지원할 수 있는 것. 소로스씨를 비롯한 반부시 단체들은 527조를 근거로 출범한 정치조직 ‘527s’에 막대한 후원금을 쏟아 넣어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돕고 있다.

미국 대선 후원금 납부 상위 10개 단체(단위:달러)
순위단체주요 활동모금액사용액
1공동승리운동선거자금 모금4170만3580만
2미디어펀드TV 광고 제작3270만3150만
3미국을 위한 전진★TV광고비 모금3200만970만
4함께하는 미국부동층 겨냥 운동2690만2420만
5국제서비스고용자협회기업 노동자 조직2090만1430만
6AFSCME공기업 근로자 조직1370만1330만
7무브온온라인모금910만1740만
8성장을 위한 클럽★자유시장경제 지지760만930만
9신민주네트워크클린턴식 정치 지원720만690만
10에밀리 리스트여성 우호자를 위한 모금570만550만
★은 공화당 지지,나머지는 민주당 지지단체.(자료:폴리티컬머니라인, 뉴스위크)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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