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납치해 넘기면 거액 지불”…자이툰부대 첩보입수

  • 입력 2004년 10월 9일 0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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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를 납치 살해했던 ‘유일신과 성전’ 등 이라크 테러조직이 최근 들어 한국군과 한국 민간인을 납치해 자신들에게 넘길 경우 거액의 몸값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한국인 납치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아르빌에 주둔 중인 자이툰부대 정보 관계자는 8일 “이라크 테러조직이 돈을 내걸고 한국인 납치를 유도하고 다닌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이에 따라 자이툰부대원과 민간인들에 대한 신변안전 조치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라크 테러조직은 한국군이 작년 말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 파병됐을 때부터 납치 대가로 돈을 내걸었다”면서 “올해 6월 김선일씨 납치 사건 이후부터는 한국인의 몸값이 금 10kg 정도까지 급상승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 테러조직은 한국인뿐 아니고 이라크에 파병한 30여개 동맹국 국민과 이들을 돕는 나라의 민간인들에게도 거액의 몸값을 내걸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미군을 돕는 터키인의 경우 납치 대가로 최고 5만달러까지 걸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이툰부대는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이라크 출입국자 명단을 사전에 파악해 이들이 국경을 넘나들 때 쿠르드 자치 민병대와 함께 경호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 이라크에 체류 중인 모든 한국 민간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파악해서 테러와 관련한 첩보가 입수됐을 때 이 사실을 즉각 알리고 있다.

아르빌=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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