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 태풍 아시아 덮친다”…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제기

  • 입력 2004년 8월 16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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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미국과 아시아에 스태그플레이션이 엄습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 분석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로 경제성장이 둔화되는데도 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1970년대에 세계 경제를 강타했던 스태그플레이션이 재발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게 중론이었다. 그러나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스위스 연방은행(UBS)은 최근 보고서에서 “배럴당 45달러를 넘는 유가는 분명히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 수준의 고유가가 이어질 경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약 0.5%포인트 내려가고 내년엔 약 1%포인트로 감소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增産)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는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과거와 달리 유가가 상승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어두운 관측으로 연결된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 지역이 스태그플레이션 위협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아시아는 제조업이 경제의 주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각 산업의 석유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다.

특히 경제 규모가 큰 중국과 인도는 역내 다른 나라에 비해 에너지 효율도가 떨어져 고유가에 취약한 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웰스파고 은행의 한국계 손성원(孫聖源) 부행장은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이 시작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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